경복궁 돌벤치 철거 “줏대없는 행정” 시민들 비난

경복궁 돌벤치 철거 “줏대없는 행정” 시민들 비난

입력 2000-11-14 00:00
수정 2000-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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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시민들의 휴식을 위해 경복궁 담길을 따라 설치했던 돌벤치들을 갑자기 치워버려 예산의 낭비를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9월 ‘역사문화탐방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삼청동방향의 경복궁 담길 800m 구간 양편에 가로 180㎝, 세로 60㎝ 크기의화강석 돌벤치 54개를 설치했다.

돌벤치를 설치한 것은 인근 사간동 및 삼청동 주민과 경복궁을 찾는시민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도로 양편 보도에 무질서하게 차를 세워보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이에 일부 도시계획 전문가와 담길 반대편에 있는 갤러리들의 일부운영자들은 돌벤치가 보행에 오히려 불편을 주고 고궁의 이미지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자 서울시는 인근 주민 의견수렴 등 충분한 검토도 없이 이미설치한 돌벤치중 36개를 10월 초 치워버렸다.

돌벤치가 사라지자 인근 사간동 및 삼청동의 적지 않은 주민들이 몹시 아쉬워하고 있다.박모씨(38·종로구 사간동)는 “지난 여름 공사기간중임에도 불구하고 나무그늘 아래 돌벤치에 앉아 쉬는 재미가 쏠쏠했다”며 “일부 화랑 관계자들의 말만 듣고 이를 철거할 필요가있었느냐”고 반문했다.

탐방로 설계를 맡은 서울포럼 대표 김진애씨도 “일부 화랑 관계자들이 주차문제 때문에 돌벤치 철거를 주장한 것으로 안다”며 “화랑측의 주차문제를 감안하더라도 돌벤치를 너무 많이 치운 것같다”고문제를 제기했다.

결국 서울시는 개당 60만원에 달하는 돌벤치 재료비 및 설치·철거에따른 인건비를 낭비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또 무질서한 보도위 주차를 막을 수 없어 이에따른 보행 지장과 보도훼손도 계속될 수밖에 없게 됐다.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철거한 돌벤치는 경희궁과 탑골공원에 배치했다”며 “주민들이 원한다면 다시 경복궁 담길에 갖다 놓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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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용기자 sdragon@
2000-11-1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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