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아셈/ 한국을 ‘잃어버린’ 행사장

클릭 아셈/ 한국을 ‘잃어버린’ 행사장

황수정 기자 기자
입력 2000-10-21 00:00
수정 2000-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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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의 이미지를 상품으로 사고파는 시대다.정상외교 현장이라고 다를 건 없다.아셈서울은 어떨까.

26개국 정상들과 함께 행사에 걸음한 외국 손님은 줄잡아 3000여명.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 내 미디어센터에 진을 친 외신기자들만 600명이 넘는다.모두가 아시아와 유럽을 대표하는 오피니언 리더들이다.

아셈서울의 ‘이미지 외교’에 유감이 많아지는 건 그래서다.행사장안팎에서 한국의 이미지를 새겨줄 만한 근거는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컨벤션센터 1층 식당 입구에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운영하는 전통식품 무료 시식 코너가 유일무이한 문화외교 현장.2∼3일의 짧은 행사일정이긴 하지만 배려할 여지는 얼마든 있었을 것이다.

다시 발 아래 지하 1층 코엑스몰로 내려가 본다.아시아 최대라고 입이 닳도록 자랑해온 3만6,000여평의 거대 지하 도시.온갖 ‘외제’패스트푸드점에 통제된 회의장 입구를 ‘쏴보며’ 지나가는 쇼핑객들,시간만 때우고 앉은 전경들….안타깝다 못해 민망해진다.‘여기는한국’이라고 말해주는 구석이 단 한 뼘도 없는데야.

아셈은 명실상부한 국제 행사다.회의장 건물이 통째로 문화상품이돼도 근사하지 않았을까.하다못해 토산품 가게 하나,사물놀이 한마당이라도 마련할 순 없었을까.그랬더라면 잠깐이나마 외신 카메라 몇대는 시민 속으로 끌어들일 수 있었을 거다.코엑스는 앞으로도 두고두고 국제회의를 치러야 할 곳이다.먼데서 온 손님들에게 안겨보낼 ‘서울의 메타퍼’ 하나쯤은 장만해둘 일이다.



황수정 문화팀기자 sjh@
2000-10-2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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