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통령 맞은 유고 앞날은

새 대통령 맞은 유고 앞날은

백문일 기자 기자
입력 2000-10-09 00:00
수정 2000-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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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슬라브 코스투니차가 새 대통령에 공식 취임함으로써 유고에 첫 민주정권이 들어섰다.코스투니차가 말했듯이 ‘꿈처럼 보이던 모든것이 현실’로 나타났다.독재자 슬로보단 밀로셰비치는 군부의 지지를 잃고 TV앞에서 패배를 시인했다.‘동유럽의 화약고’에서 뇌관이제거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유고의 앞날이 ‘탄탄대로’인 것만은 아니다.시민혁명의 수순을 밟았지만 독재의 잔재는 곳곳에 남아 있다.인종분쟁과 종교적갈등도 여전하다.발칸반도에서의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선진국간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실업률과 인플레가 50%에 달하는 경제 재건이 시급하지만 당장 성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10여년에 걸친위기를 정상으로 되돌리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

무엇보다도 유고는 독재청산과 민주정권 수립을 위해 내부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코스투니차가 대통령에 취임했지만 의회는 밀로셰비치가 이끌던 좌파연합이 여전히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독재를 지탱해 준 경찰과 보안군의 인맥도 그대로다.대통령만 바뀌었을 뿐이다.

몬테네그로공화국과 연방의 틀을 유지하는 문제는 인종분쟁의 연장선상에 있다.몬테네그로는 완전한 독립을 요구한다.밀로 듀카노비치몬테네그로 대통령은 코스투니차의 대통령 취임식에 불참,독립의지를 분명히 했다.그러나 코스투니차는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의 강력한 통합’을 주장했다.몬테네그로가 분리되면 유고는 세르비아공화국과 코소보자치주만 남아 연방의 의미가 없다.알바니아계 주민이 90%를 차지하는 코소보자치주는 코스투니차의 ‘강력한 통합’에 즉각반발하고 나섰다.인종분쟁의 불씨는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

코스투니차의 집권은 시민혁명의 결과지만 그 과정에서 서방의 도움은 강력했다.특히 미국은 야당의 승리를 위해 선거비용까지 지원했다.그러나 코스투니차의 완강한 세르비아민족주의,유고전범재판소에 대한 반발은 서방과 마찰을 빚을 소지를 안고 있다.또 러시아는 이바노프 외무장관을 유고에 급파,코스투니차를 대통령으로 승인하고 밀로셰비치와 만나는 등 미국 등에 대응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지정학적 중요성 때문에 발칸반도는 계속 강대국의 각축장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

밀로셰비치의 거취는 강대국간 외교전의 승패가 가름날 첫 무대다.

코스투니차가 “미국의 정치적 압력도구인 전범재판소에 밀로셰비치를 넘기지 않겠다”고 말했음에도 미국과 유럽제국은 전범 처리를 종용하고 있다.밀로셰비치를 지지했던 러시아는 그의 망명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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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일기자 mip@
2000-10-0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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