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2진아웃제

[외언내언] 2진아웃제

박건승 기자 기자
입력 2000-07-29 00:00
수정 2000-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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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소녀에게 정서적 동경이나 성적 집착을 갖는 현상을 ‘롤리타 신드롬’이라고 한다.‘롤리타’는 본래 러시아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소설제목으로,이 소설은 12세 소녀 롤리타와 중년남자의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롤리타 신드롬’과 유사한 뜻을 가진 심리학 용어로 ‘소아 기호증(小兒嗜好症)’이 있다.사춘기 이전의 어린이들과의 성적 접촉을 선호하거나 어린이들에 대한 상상을 통해서만 성적으로 흥분이 되는 증상이다. 심리학에서말하는 ‘유치증’은 소아기호증과 매우 비슷하나 그 대상이 더 어리다는 것이 다르다. ‘롤리타 신드롬’‘소아기호증’‘유치증’은 모두 어린이를 성노리개의 대상으로 삼는 성도착증이란 관점에서 병리학적이다.

조선 정조시대의 형조 판례집인 추관지(秋官志)에는 “12세 이하의 어린 소녀를 간음한 자는 사형에 처했다”는 대목이 있다.또 “의성에 사는 최광률이란 사람이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어린 소녀의 손을 잡았다가 즉시 참수형(斬首刑)에 처해졌다”는 기록도 나온다.

오늘날 인권과 민주주의종주국임을 자처하는 미국에서도 아동 성범죄만큼은 조선시대 못지 않은 엄격함으로 다스린다.뉴저지주는 지난 94년 ‘매건법’을 만들어 기소된 적이 있는 어린이 강간범과 성도착증 환자에게 10년간주소지를 당국에 등록하고 성범죄 사실을 이웃에 공표하도록 했다.심지어 지난 96년 8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두차례 이상 아동을 성폭행한 범죄자들에게 약물을 투입해 성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도했다.

그래도 성이 차지 않아서인지 미국 하원은 지난 25일 아동 성범죄 행위 두번이면 무조건 무기징역을 부과하는 이른바 ‘2진 아웃제’를 가결했다.영국노동당 정부도 13세 이하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자에게 종신형을 선고하도록 하는 쪽으로 성관련 법안 개정을 서두르고 있다고 한다. 가장 비윤리적이고 가장 추악한 범죄를 영원히 추방하겠다는 뜻일 터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성폭행 상담건의 30%가 13세 이하를 대상으로 한 범죄란 보고서가 있다.만 7세 이하도 무려 11%나 된다고 하니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그런데도지난 1일 발효된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는 “아동 성폭력은 가중처벌한다”는 규정만 있을 뿐 구체적인 처벌 조항은 찾아 볼 수 없다.아직도 우리 사회는 어린이 성폭력에 대해서만큼은 이례적으로 ‘관대’한 것 같다.우리는 언제까지 저 성도착증 어른들에게 짓밟힌 힘없는 새싹들의 ‘아우성’을 애써 외면하며 살아야 하는 것인지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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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승 논설위원 ksp@
2000-07-29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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