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마약’ 양귀비 주택가로 번진다

‘천연마약’ 양귀비 주택가로 번진다

김경운 기자 기자
입력 2000-07-19 00:00
수정 2000-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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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비 재배가 서울시 외곽의 주택가를 중심으로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다.

양귀비가 신경통,복통,암치료에 특효가 있다거나 음식에 넣으면 몸에도 좋을뿐더러 맛도 유별나다는 속설 때문이다.

양귀비는 6∼7월 꽃이 피었다가 진 다음 꽃받침에 상처를 내 받은 수액을환약(丸藥) 형태로 말리면 ‘생아편’이 된다.이 때문에 양귀비는 코카인·헤로인과 함께 ‘천연 마약’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양귀비 재배에 대한 처벌 규정은 모호하다.당국이 마약류 가운데 히로뽕이나 대마초 등만 집중 단속하고 있는 것도 양귀비 재배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에서 양귀비를 재배하는 곳은 용산구 보광동·청파동,은평구 진관내동·구파발동,관악구 봉천동·신림동,수서구·마포구·도봉구 일대 등 광범위하게 분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18일 용산구 서계동 주택 화단에 양귀비 17그루를 재배한 윤모씨(77·여)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윤씨는 “양귀비가 신경통에 좋다는 말을 듣고 청파동의 노점상에서 양귀비 씨를구입해 심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성주용씨(47)는 지난 16일 경기도 용인시 원사면의 사육견 농장에서 재배한 양귀비 72그루를 사료로 먹인 개를 보신탕 업주 차모씨(45)에게 팔았다가 구속됐다.

경찰은 지난 8일에도 보신탕 업주 박계남씨(48·여·경기도 광주군 오포면)를 구속했다.박씨는 화단에 양귀비 100그루를 재배하면서 줄기는 보신탕에넣고 잎은 손님들이 수육을 싸서 먹도록 공급했다.

양귀비 씨앗 가루를 술에 넣어 단골 손님에만 판 일식집 업주가 적발된 적도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18일까지 적발된 양귀비 재배 사범은 서울 81건을 포함해 457건이나 된다.서울의 한 경찰서는 20여건을 적발했다.

양귀비 재배에 대한 처벌 기준은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고 검찰 내규로 ‘20그루 미만은 기소유예’라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경찰은 대체로 ‘3그루이하는 불입건 처리’라는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3그루 이상 재배하다 적발되면 검찰에 송치하지만 단속에는 미온적이다.치료에 쓰려고 몇그루 재배하는 노인들을 마약 전과자로 만들 수야 없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경찰관들도있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청 이상열(李相烈) 마약관리과장은 “생아편은 한두알만 복용해도 금단증상이 나타날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규제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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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운기자 kkwoon@
2000-07-1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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