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비리재단에 맞선 학생들

[현장] 비리재단에 맞선 학생들

전영우 기자 기자
입력 2000-07-07 00:00
수정 2000-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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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시험에서 1∼2점 더 받기 보다는 민주 시민의 길을 배우는 것이 더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침부터 여름 땡볕이 따가웠던 6일 오전 9시30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상문고 운동장.얼굴에 여드름이 송송 난 앳된 고교생 2,400여명이 “비리 재단복귀에 반대한다”고 항의하며 머리를 박박 깎는 친구 5명을 자못 비장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다.상문고는 개교 이후 머리카락 길이를 4㎝로 제한,‘상문고 죄수’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으나 학생들의 탄원으로 두발 규정을 8㎝로 바꾼 지 한 달도 되지 않았다.

6일부터 시작된 기말고사도 거부한 학생들은 ‘비리 재단 철폐’라고 쓰인빨간 띠를 머리에 두르고 마스크를 쓰거나 깃발을 들었다.지난 94년 보충수업비 유용 등으로 구속된 당시 교장 상춘식(尙椿植·59)씨와 부인 이우자(李優子·58)씨의 허수아비를 불태우는 ‘화형식’도 가졌다.

상문고는 지난해까지 관선이사 체제로 운영됐으나 교육청이 지난해 12월 이씨 등을 다시 이사진으로 승인했다가 학생과 교사들이 반발하자 지난 2월 이씨 등의 임원 승인을 취소했다.그러나 지난달 29일 서울행정법원은 이씨가교육청을 상대로 낸 임원 승인 취소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이씨의 손을 들어줘 이씨 등이 다시 이사진으로 들어서게 됐다.

학생회장 김영도(金怜掉·18·3학년)군은 “비리 재단이 들어오면 지금 당장 공부를 못하는 것보다 더 큰 피해를 입게 된다”면서 “수능시험이 130여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비리 재단 아래서 공부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학부모 41명도 이날 유인종(劉仁鍾)교육감을 만나기 위해 서울시교육청을찾아갔으나 교육청측이 셔터를 내려 진입을 막는 바람에 민원실에서 기다려야 했다.그러나 3시간 만에 만난 유 교육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대책은 내놓지 못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재판에서 패소해 어찌 할 방법이 없다”면서 “재단측을설득해 상문고가 정상화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뙤약볕 아래 남아 있는 까까머리 학생들은 단호했다.“비리 재단이들어온다면 등교 거부,등록금 납입 거부,전교생 전학 투쟁도 불사할 것”이며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노성철 서울시의원, 동작구 시비 투자사업 간담회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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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우 사회팀기자 ywchun@
2000-07-07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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