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달 2일 멕시코 大選

새달 2일 멕시코 大選

김수정 기자 기자
입력 2000-06-30 00:00
수정 2000-06-30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다음달 2일 치러지는 멕시코 대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29일 멕시코에서 71년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질 것인가에 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멕시코 국민들은 1929년 제도혁명당(PRI)이 집권한 이후 지금까지 계속된 소유·분배구조 왜곡,빈부격차 심화,부정부패,경제난 등에 염증을 느끼고 있어 어느때보다 정권교체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대선에 출마한 후보는 모두 5명이지만 PRI의 프란시스코 라바스티다(57) 후보와 최대 야당인 국민행동당(PAN)의 빈센테 폭스(57) 후보간 ‘양자대결’로 사실상 굳어진 상태다.

정통관료 출신인 라바스티다는 지난해 10월 에르네스토 세디요 현 대통령이 집권당 개혁과 PRI의 집권연장을 목적으로 창당 이래 처음으로 실시한 당내 예비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화려하게 대선후보로 등장했다.이런 여세때문에 불과 두달전까지만 해도 어떤 후보도 라바스티다의 독주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바꿔보자’는 변화의 바람이 급속히 확산된데다 폭스의참신한 이미지가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라바스티다와 폭스의 지지율 차이가 오차의 범위 내에서 엎치락 뒤치락하는 등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공직사회 부패척결과 개혁을 내세워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여망을 파고든 폭스 후보는 다른 야당의 지지 선언들이 잇따르면서 선거에 임박할 수록점점 더 판세를 넓히고 있다.그러나 선거일이 임박하면서 고질병처럼 도지는 금권·관권선거가 폭스의 발목을 잡고 있다.또 12∼13%선에 그치던 제2야당 민주혁명당(PRD)의 콰우테목 카르데나스 후보의 지지율이 선거 막판에 15%이상으로 올라가면서 폭스쪽의 지지표를 분산시키고 있는 점도 대권의 향배를 가늠할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라바스티다후보측은 집권이 불투명해지자 당초의 공약대결에서 탈피,여당이 참패하면 농민들에 대한 보조금이 끊길 수 있다면서 산간벽지의 원주민과농민들의 표를 끌어모으고 있다.PRI 출신의 일부 주지사들은 식품과 자전거,세탁기 등을 나눠주다 적발되기도 했다.또 멕시코 국영 석유회사(PEMEX)가근로자들에게 한 사람당 500페소(미화 52달러)를 주는 조건으로 집권당 가입과 부정투표를 강요했다는 내부자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라바스티다 측근들은 폭스 후보가 외국기업으로부터 선거자금을 지원받고 있다는 유언비어도 퍼뜨리고 있다.이처럼 멕시코 대선이 혼탁선거로 기울자 미국 카터재단 등은 전례없는 대규모 선거참관인단을 파견했다.멕시코정부도 3억5,000만달러의 예산과 80만명의 민간선거감시인단을 고용해 부정선거를 감시하고 있다.

멕시코 선거전문가들은 비록 금권·관권선거가 선거 막판에 기승을 부린다해도 정권교체의 여부는 결국 전체 유권자의 30% 가량에 달하는 부동층중 얼마만큼이 개혁과 변화를 선택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여당후보 라바스티다.

38년간 관료생활을 해온 경제전문가.

집권 제도 혁명당(PRI)사상 최초로 예비선거를 통해 선출한 대선후보라는 ‘프리미엄‘을 업고 대선 레이스에 돌입했다.

멕시코 국립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62년 공직 입문 이후 승진가도를달렸다.

82년 에너지 장관으로 첫 입각했을 때 그의 나이 서른아홉.86년엔 자신의고향인 시날로아주에서 주지사에 당선됐으며 이 후 1년간 포르투갈 대사도지냈다.

에르네스토 세디요 현 대통령이 특히 신임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95년 세디요 대통령에 의해 농무장관에 임명된뒤 지난해엔 내무장관에 입각했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라는 이미지를 이용,제도혁명당의 주 공략층인 농촌지역과 저학력층,저소득층에 어필하고 있다. 그러나 대중적 카리스마가 약하다는 평이다.

4월 25일 야당의 빈센테 폭스 후보가 TV 토론에서 ‘이대론 안된다.바꾸자’는 모토로 강력한 이미지를 전달하며 급추격,선거판세가 뒤집히는 상황이 발생하자 당내에서 후보 교체론이 일기도 했다.

정치적 기반이 약하다는 반증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

*야당후보 폭스.

71년 만의 정권교체 기대주로 부상한 폭스는 코카콜라 영업 사원 출신의 입지적인 인물.뛰어난 영업수완과 능력으로 30대 중반에 멕시코 코카콜라 사장에 올랐다.이후 연방 하원의원을 지내면서 정치적인 기반을 착실히 닦았다.

지지층은 도시지역 주민과 엘리트층,중산층.

여론조사 결과 대학생의 45%이상이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확실한 ‘바꿔’열풍의 중심에 서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스가 급부상한 가장 큰 이유는 장기집권에 대한 국민들의 염증.여기에 지난 5년간 과나화토주 주지사를 지내면서 이루어놓은 치적이 큰 몫을 했다.

폭스는 멕시코 중부 과나화토주의 민선 주지사로 선출된 뒤 막대한 외자를유치,과나화토주를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가장 안정된 지방으로 만들었다.멕시코 국민들은 과나화토주에서의 노하우를 멕시코 전역에 심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그러나 폭스의 대권가도에 이르는 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농촌인구가 도시인구보다 많은 경제구조에서 뿌리깊은 여촌야도(與村野都)의 정치 풍토,그리고 집권당이 71년간 축적해놓은 행정망과 막대한 정치자금도 막판까지 폭스의 발목을 잡아 끌 걸림돌이다.

김수정기자.
2000-06-30 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