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교수 벤처行’ 비상

대학들 ‘교수 벤처行’ 비상

김재천 기자 기자
입력 2000-06-07 00:00
수정 2000-06-07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벤처기업들의 인력유치 경쟁으로 대학에도 비상이 걸렸다.

벤처기업들이 전문지식을 갖춘 교수들을 앞다퉈 영입하면서 기업체에 이어대학에도 인력유출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이에 따라 각 대학은 창업하거나벤처 임원을 겸직하는 교수들에 대해 부담금제를 도입하는 등 인력유출 방지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태 서치솔루션은 최근 숭실대 정보과학대 컴퓨터학부 이준호(李俊昊)교수를 기술담당임원(CTO)으로 영입했다.이교수는 단어가 아닌,긴 문장의 검색어로도 쉽게 검색할 수 있는 검색엔진 ‘엠파스’ 개발자로 이 분야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네이버는 기술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숙명여대 정보과학부 백윤주(白潤周)교수를 CTO로 초빙했다.백교수는 원큐닷컴 대표를 겸직하면서 오는 7월초 네이버와의 합병을 앞두고 네이버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백교수는 “교수라는 본업에 충실할 자신이 없어 3년동안 휴직을 했다”고 털어놨다.

리눅스 개발업체인 유니워크도 제어 분야에서 국내 1인자로 꼽히는 광운대임화영(任化永)공과대학장을 사외이사로영입,기술자문을 받고 있다.

■대학들 전전긍긍 대학들은 교수들의 벤처행에 내심 못마땅해하고 있다.벤처기업의 대표나 이사 등을 겸직하고 있는 교수들이 ‘교육’이라는 본연의업무에 소홀해져 학사공백이 생기지 않을까 염려하고 있다.

서울대는 이달 안으로 벤처기업 창업관련 지원 및 관리규정을 마련하기로하고 ‘시간매입제’를 도입하기로 했다.시간매입제란 벤처에 참여하는 교수가 시간을 사들인다는 뜻으로,본업인 연구와 교육에 교수가 투자해야 하는기본시간을 학교가 정해 기본시간에 못미칠 경우 모자라는 시간만큼 학교측에 부담금을 내는 제도다.미국에서는 널리 실시되고 있다.

고려대는 최근 교내 벤처 관리규정을 마련,교원은 창업을 위해 연구년 제도를 이용할 수 없으며 벤처의 대표나 임원수도 학과 전체 교수의 5분의 1이하,해당 대학 교수의 8분의 1 이하로 제한했다.창업이나 겸직하는 교수는 2개월 안에 창업부담금과 성공부담금,학교시설 사용료를 내야 하며,휴직에 따른강사채용 비용도 부담해야 한다.고려대는 앞으로 10인 이내의 위원으로 교원창업조정위원회를 구성,교원의 창업에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을 심의조정하기로 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2000-06-07 2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