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보는 우리경제/ 재경부 성토장된 당정회의

정치권이 보는 우리경제/ 재경부 성토장된 당정회의

입력 2000-05-25 00:00
수정 2000-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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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경제 당정회의는 그야말로 재경부 성토장이었다.

이해찬(李海瓚) 정책위의장 등 민주당 의원들은 정부의 경제정책 부재 및 혼선을 강도높게 질타했고,이헌재(李憲宰) 장관 등 재경부 관계자들은 연신 ‘죄송하다’며 곤혹스런 표정이 역력했다.

이의장이 선봉장이었다.그는 재경부의 ‘의례적인’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금융시장 불안이 가장 심각하다”며 거세게 몰아붙였다.

특히 공적자금과 은행합병 등 최근의 경제현안에 대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급기야 “여러분은 이미 실패한 관료”라며 “여러분이 우수한 관료라는 생각을 버려야 하며,여러분의 우수성을 일반 시장에서는 믿지 않는다”는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터져나왔다.

그는 15대 국회 당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유보를 요청한 야당의요구를 무시하고 끝내 가입했던 사실을 들며 “여러분은 이미 실패한 관료임에도 아직도 국민이나 의회,여당을 대하는 게 과거 권위주의 사고가 남아 있다”고 관료 권위주의를 문제삼았다.

은행합병과 관련,“한쪽에선 은행간 자발적인 합병 가능성이 없다고 하고,한쪽에서는 (합병을) 해야 한다고 주장,시간만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경부장관과 금감위원장의 얘기가 다르고,뉘앙스도 다르다”면서 “책임질 사람도 없어 시장이 더 불안하다”고 일갈했다.

이의장은 “당이 금융정책을 지원하려 해도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며 “90조원의 공적자금을 넣고도 구조개선 효과가 별로 없다는 얘기가 있으며,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질타했다.정세균(丁世均)정조위원장과 재경위 김민석(金民錫)의원은 “공적자금 문제 등을재경부만 우물우물 갖고 있지 말고 빨리 공론화해 시장의 검증을 받아야 할것”이라며 “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게 급선무”라고 거들었다.

이의장은 결론적으로 “내가 의장으로 있는 한 당이 단순한 통과기관이라는생각은 하지 말라”고 선언했다.이헌재 장관은 말미에 억울함을 호소하기는했으나 당 관계자들은 애써 외면했다.어느 때보다 무거운 분위기 속에 2시간여 동안 진행된 당정회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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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태기자 jthan@
2000-05-2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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