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시론] 4·13 총선이 남긴 숙제

[대한시론] 4·13 총선이 남긴 숙제

한상범 기자 기자
입력 2000-04-15 00:00
수정 2000-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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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거의 결과가 나왔다.선거에 대한 감회나 평가는 각자,각 당의 입장에 따라 다를 것이지만,어떻든 국민의 선택이고 결단이란 점에서 일응 겸허하게 그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다만 선거를 통해 나타난 우리의 모습이예쁘냐,그렇지 못하고 미흡하냐 하는 것은 별문제이다.따라서 그 점을 두고우리의 진로를 진지하게 모색해 나름대로 제언하고 싶다.

먼저 총선연대가 벌인 낙선운동에서 제시된 낙선대상자가 상당수 낙선되었다는 점이다.이 점에서 우리의 정치구도는 그래도 계속 노력해가면 개선될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다음에는 정당별 당선 수에서 여당과 야당,양당 구도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철새정당’이나 색깔시비의 지역정당이 쇠락해 가고 있다.그런데 한편으로 혁신·진보정당의 좌절은 50여년의 보수독재의 잔재가 남아 있는 풍토에서 아직도 넘어야 할 고비가 많다고 하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가장 안타까운 현상은 지역정서와 지연 연고의식이 일부 지역에서 더욱 거세게 나타났다는점이다.이 점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관점에서 논구되어야 할 것이지만,먼저 대통령과 여당 지도자에게 한마디 한다.어떻게 하든지 ‘지역 패거리주의’를 돌파하기 위해 보다 솔직하고 과감하며 성실한 대국민 접근과 견실한 정책이 꾸준히 추진되어야 한다.

이 난제를 풀지 못하면 한국의 정치발전은 있을 수 없다.이유가 어떻든 지역주의의 망국병을 뿌리뽑는 노력이 각계 각층으로부터 전개되어야 한다.이 운동이야말로 향후 시민운동과 사회운동이 담당해야 할 몫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이번 선거는 부패 보수기득권 세력이 총선연대와 386세대,인터넷으로 나타나는 네티즌의 목소리,개혁을 발목잡는 부패세력을 방치할 수 없다는 새 세대의 각성,외국 비판세력의 재벌 구조문제 제기 등에 대항해 생사를걸고 총력전으로 도전했던 싸움이다.물론 끝난 싸움은 아니지만,그들은 과거 독재하에서 얻은 특권과 특혜,재산과 사회적 지위 등 유리한 점이 개혁의회오리바람에 휩쓸려 날아가 버릴까봐 결사적으로 자기편을 지원했다.

이번 선거는 무엇보다 50여년 뿌리를박아 온 독재하의 부패구조에 도전해정권을 교체하여 개혁을 추진하는 정권의 정치구도 재정비로서 의의가 있다.

이 점에서 김대중 정부는 선거에서 승리했느냐,패했느냐 하는 것을 한마디로 단정할 수는 없다.다만 김대중 정부로서는 최선을 다한 것으로 보이며,구독재정권처럼 불법을 자행하는 무리수는 자제했다고 본다.과거의 선거판을 보면 이 점은 알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향후 정국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이다.국민에게 직접 국정을 알리고 국민과 함께하는 정부라는 것을 체감토록 하여 개혁을 위한 재정비로서 정계개편에 나서야 할 것이다.변화된 상황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대응해야하는 것이다.기존틀이나 기득권 세력의 현상고착 등 올가미에 걸려들어서는안된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일반적 징후와 현상은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구시대 우민정책의 잔재가 건재하다는 점이다.이를 그대로 놓고서는 21세기 정보기술혁명의 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다.

특히 시민의식이 근대 이전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을 내버려둔 채로 일부정치말썽꾼의 눈치나 보고 비위를 맞추려고 해선 안된다.

지금 내외정세는 남북정상회담에까지 이른 시대이다.그런데 일부 이승만시대나 박정희시대에 써먹던 색깔론이나 호전적 무책임한 강경책이 애국 반공인양 멍텅구리 짓을 하는 것이 통하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된다.그러한 정치색맹으론 21세기 정치에선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을 국민이 알고 소리높이 외치도록 되어야 한다.

이번 선거는 우리 나름의 성숙도와 함께 구시대 구세력의 잔재가 건재함을보여주었다.우리의 그러한 한계를 시인하고 그것을 뛰어넘는 전기를 마련하기 위하여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우리 정치가 제모습을 찾는 것은 개혁의 성패여부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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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범 동국대교수 법학.
2000-04-15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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