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내 비주류 세력이 활로 모색에 부심하고 있다.

4·13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제1당을 유지함으로써 이회창(李會昌)총재의 당장악력이 강화된 데 따른 것이다.

이총재는 지난 2월 ‘공천파동’을 통해 껄끄러운 비주류 중진들을 상당수‘제거’했다.김윤환(金潤煥) 이기택(李基澤)씨 등 소위 ‘비주류 보스’들이 밀려나갔다.당시 이총재로서는 상당한 모험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이총재의 승리로 끝났다.이 과정에서 비주류를 다루는 법에 대한 이총재의 자신감도 배가됐다.이총재의 한 측근은 “이번 선거과정을 통해 비주류는 완전히힘을 잃었다”고 단언했다.

이총재는 이런 여세를 대권가도까지 이어가려 하고 있다.16대 원 구성전 조기전당대회를 열어 확실하게 당을 재정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공천 과정에서 이미 ‘자기사람 심기’에 성공한 이총재로서는 당 장악력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당내 비주류는 김덕룡(金德龍)부총재,강삼재(姜三載) 강재섭(姜在涉)의원 정도다.이들은 공천파동때 ‘인책론’을 들고 나오며 꿈틀대기 시작했다.

이들 비주류가 이총재측의 뜻대로 조용히 있어줄 리는 만무하다.선거가 끝나자마자 나름대로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이들 모두 당권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

강삼재 의원의 한 측근은 “당권 도전을 위해 곧 준비에 착수할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역부족’이라는 세간의 평에 대해서는 “이제는 비주류가 뭉쳐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연합전선 구축’을 시사했다.

이총재가 아무리 제1당을 유지했다고 해도 비주류가 들고 나올 명분은 있다.‘수도권 패배’가 그것이다.

전체적으로 여당인 민주당보다 앞섰다해도 수도권에서의 패배는 이총재측으로서도 부인하지 못할 대목이다.이에 따라 비주류가 ‘영남권 차세대 주자론’을 내걸고 연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현실적으로 얼마나 세가 모아질지 등의 문제가 남은 셈이다.

‘비주류의 저항’은 이총재로서는 대권가도에서 한번은 거쳐야 하는 관문으로 보인다.

박준석기자 pj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