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영주감독 연작다큐 완결편 ‘숨결’ 내일 개봉

변영주감독 연작다큐 완결편 ‘숨결’ 내일 개봉

김종면 기자 기자
입력 2000-03-17 00:00
수정 2000-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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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종군위안부 문제를 다룬 연작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온 변영주 감독(34)이 그 세번째 작품이자 완결편인 ‘숨결’(18일 개봉)을 내놓았다.93년 ‘낮은 목소리’와 97년 ‘낮은 목소리 2’에 이은 3부작으로,변감독은 이로써 7년 작업을 매듭졌다.1·2편이 ‘나눔의 집’이라는 공동체 공간을 무대로 종군위안부 할머니들의 일상을 보여줬다면,3편은 존재의 전부를 건 그들의 증언을 들려준다.

‘숨결’에서는 종군위안부 할머니들이 인터뷰어가 돼 당시의 경험과 기억을 넘나들며 문제의 본질에 접근한다.사회에서 버림받고 역사에서 추방당한 자신들의 역사를 기록하는 매개자로 나선 것이다.이런 방식을 통해 영화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숨겨진 사연을 하나씩 필름에 담는다.

전남 해남 출신으로 중국 하얼빈 위안소로 끌려간 김윤심 할머니(70).위안소에서 감염된 매독 때문에 청각장애 딸을 낳은 김씨는 과거를 한사코 비밀에부치려 했다.그러나 변감독과의 오랜 만남 끝에 김씨는 자신을 ‘커밍아웃’하기로 결심하고 딸 앞에서 진실을 밝혔다.수화를 통해 조용히 드러나는 진실.어머니의 과거를 이미 알고 있는 딸은 내내 미소를 짓고,할머니는 어찌할 바를 몰라 연신 재봉틀만 돌린다.감추어진 진실이 창졸간에 모습을 드러낼때의 울림,그 서늘한 감동이야말로 다큐멘터리만이 지니는 힘이요 매력이다.

‘낮은 목소리’3부작은 할머니들이 지난 7년동안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정부의 사과와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일본대사관 앞에서 매주 열어온 ‘수요집회’의 또 다른 표현이다.감독은 ‘낮은 목소리’가 처음 극장에서 상영됐을 때 이 영화를 “종군위안부 할머니들께 보내는 러브레터”라고 밝힌 바있다.종군위안부 할머니들에게 그토록 열정적인 연서를 띄우게 한 힘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이것은 그의 현장중심적인 영화이력과 무관하지 않다.

변영주는 80년대 영화운동의 대표집단인 ‘장산곶매’와 여성영화집단 ‘바리터’출신.그곳을 거치면서 ‘작은 풀에도 이름 있으니’‘우리네 아이들’같은 영화의 촬영을 맡았다.감독 데뷔작은 제주도 기생관광의 실태를 통해매매춘 문제를 다룬 ‘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93년).이후 그는 여성문제와 인권문제를 일관되게 다뤄왔다.

고작 1억8,000만원 정도가 든 전형적인 저예산 독립영화인 ‘숨결’.이 영화는 현재 스위스 프리부르영화제,홍콩영화제,싱가포르영화제 등에 공식 초청됐으며 전작과 마찬가지로 세계배급은 영국의 제인 발포필름이,일본배급은판도라사가 맡았다.종군위안부 문제를 공론화하는 데 ‘숨결’이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까.딱히 ‘목적영화’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 작품에 거는 영화계 안팎의 기대는 남다른 데가 있다.



김종면기자 jmkim@
2000-03-1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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