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불법복제 판친다

대학가 불법복제 판친다

김재천 기자 기자
입력 2000-03-14 00:00
수정 2000-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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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에 서적의 불법 복사·복제가 판치고 있다.국내 서적보다는 값이 비싼 외국서적이 주 대상이다.

불법 복사나 복사분으로 책을 만드는 복제는 대학가 주변 복사가게나 대학도서관 등에서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교수가 학생들에게 불법 복제본을 구입토록 권유하기도 한다.

서울시내 대학가 복사가게들은 신학기면 으레 불법으로 복제한 교재를 수백권씩 만들어 팔고 있다.5만∼10만원대인 외국원서의 경우 거의 모든 학생들이 불법 복제본을 구입하고 있다.

지난 9일 서울대 앞 ‘녹두거리’에 있는 M복사가게 한 켠에는 불법 복제교재가 무더기로 쌓여 있었다.한 학생이 책 복사를 문의하자 가게 주인은 “국내·외 서적 구분없이 가능하다”며 “여러 권이면 10%까지 깎아 주겠다”고 유혹했다.

서울대 도서관 관계자는 “학생들이 책을 빌려가 몇 갈래로 찢어 복사한 뒤반납하는 일이 잦아 도서 대여관리에 부쩍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K대 앞 M복사가게도 복제를 잘 해주기로 소문나 있다.이 대학 영문과김모씨(25)는 “원서는 값이 3만원이넘지만 복제 교제는 1만원이면 산다”면서 “복사가게들은 매학기 강의교재를 정확히 파악해 개강도 하기 전에 복제해 판다”고 말했다.

서울 K대 중앙도서관 복사실 한 켠에는 불법 복사해 제본한 외국 서적들이과목별로 쌓여 있었다.벽에 나붙은 ‘불법복사·복제를 추방합시다’라는 안내문이 무색할 정도였다.

서울 Y대 앞에서 복사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이모씨(54)는 “학생들이 복제본을 원하기 때문에 개강 전 미리 대부분의 교재를 복제한다”면서 “학기초에는 1∼2권의 소량 주문은 받지 못할 정도로 바쁘다”고 말했다.

심지어 불법 복제본 때문에 외국에서 망신을 당하는 일도 있다.K대 경제학과 권모씨(여)는 “미국에서 유학하는 선배로부터 수업시간에 불법 복제본을꺼내 수업을 받다 교수에게 들켜 망신을 당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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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천 이창구기자 patrick@
2000-03-14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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