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직장협의회 결성 ‘게걸음’

공무원직장협의회 결성 ‘게걸음’

최치봉 기자 기자
입력 2000-02-28 00:00
수정 2000-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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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직장협의회 결성이 황소 걸음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출범한 직장협의회의 상당수는 처우 개선 뿐 아니라 부정부패 척결 등 공직사회 개혁에도 나서는 등 활발히 움직여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역별이나 전국적으로 연대를 통해 돌파구도 모색,목소리가 더욱 커질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결성 공무원의 복리 증진 등을 위해 지난해부터 법적으로 허용된지 1년여가 지난 현재 전국 2,400여개 대상기관 가운데 협의회가 결성된 곳은 100여개에 불과하다.설립율 4.2%정도.

전북도는 지난해 상반기에 조례 제정을 마치고 공문이나 간부회의 등을 통해 참여를 적극 독려했으나 직원들의 무관심으로 협의회는 구성돼지 못하고있다.

전북도내 14개 시·군도 마찬가지다.경북에서는 경북도가, 서울에서는 강동구가 자치단체로는 유일하게 협의회를 두고 있다.

이같이 결성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관련법상 자유로운 활동을 제약하는 독소조항이 많아 상당수 공무원들이 냉소적이고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일각에서는 직장협의회 무용론마저 나왔다.

이와 함께 구조조정의 회오리속에 인사상 불이익을 우려해 가입을 꺼리는분위기가 팽배해 있고,일부 기관장들이 부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것도 부진요인으로 작용한다.

전북도 관계자는 협의회 활성화를 위해 “현행법상 임의 조항으로 돼있는협의회 설립을 ‘강제 규정’으로 개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활동 경북도 협의회는 지난해 도지사와 협의를 통해 체력단련실 설치,1인1 PC보급,직원휴게실 설치 등을 시행하도록 했다.부정부패 관련 공무원 제보접수와 자정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경북도 협의회와 부산시 협의회는 시·도의원들의 비능률과 잘못된 행태의시정을 촉구해 의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으나 공직사회에서 의회를 견제할수 있는 유일한 단체로 직장협의회를 꼽고 있어 의원들의 의정활동에도 변화를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부산 연제구 협의회는 공무원연금공단 간부를 토론회에 초청,정책의 난맥상을 비판하기도 했었다.

강원도 양구군 협의회는 직장상사 평가제를 7∼8월쯤 도입하기로 했다.

지역별 연대도 활발하다.대구지역 9개 기관 직장협의회는 지난 18일 ‘달구벌공무원직장협의회 발전연구회’를 창립,올해 주요사업으로 ▲시민단체 등과 연계한 부정부패 척결운동 ▲기관장과 연 2회 협의회 개최 ▲공무원연금법 개정에 따른 의견 제출및 공청회 추진 ▲2차 구조조정에 따른 강제퇴직예방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부산지역 9개 기관 직장협의회는 한달에 한번씩 정기 모임을 갖는다.지난달부산진구의회 모의원이 공무원을 폭행한 것과 관련,항의서한을 전달하고 공식 사과를 받아내기도 했다.

반면 유명무실한 협의회도 적지 않다.충북도내에서는 청주시와 청원군에만직장협의회가 구성돼 있으나 그나마 대부분 전체회의를 한번도 갖지 못하고매달 수천원의 회비를 내는 회원도 손에 꼽을 정도로 활동이 미미하다.

이같이 침체된 분위기 때문에 곧 순차적으로 다가올 2기 협의회장 선출에애를 먹는 곳도 많을 전망이다.

□전망 각급 직장협의회는 공무원의 단결권 보장 등 노조 성격으로 발전시켜나간다는 장기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우선은 자체적으로실현 가능한 공직사회 개혁과 관련법 개정에 무게를 두기로 했다.

전국 100개 공무원직장협의회는 최근 대구에서 제7차 협의회를 갖고 ‘공무원직장협의회 발전연구모임’을 오는 31일 발족시키기로 했다.이날 회의는▲직장협의회간 연합회 설립 허용 ▲가입금지 대상 규제 완화 ▲협의회 임원신분 보장 강화 ▲기관장과 협의사항 이행 보장 ▲협의회 전임공무원 금지규정 폐지 ▲협의회 지원 확대 등 7개항을 결의,관련법 개정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박성철(朴成轍) 대구시직장협의회장은 “직장협의회는 노조 도입에 앞선 과도기 성격의 제도이므로 올해까지는 현행대로 시행하되 내년부터는 일반공무원 노조도 허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성동구가 이달말 직장협의회 창립총회를 가질 예정이고 송파·강남구도 설립을 준비중인 것을 비롯,전국적으로 뒤늦게나마 협의회 설립이 잇따를 전망이다.

김재현(金載鉉) 광주시공무원직장협의회장은 “현재는 참여하는 기관이 저조하지만 올해 안으로 1,000여개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이를 통해공무원 처우 개선은 물론 공직사회내 불합리한 점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소금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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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최치봉기자·전국 종합 cbchoi@
2000-02-28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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