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못먹을 고기 먹는 꿈나무들

[사설] 못먹을 고기 먹는 꿈나무들

입력 2000-02-02 00:00
수정 2000-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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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고 한심한 세태에 누구를 탓해야 하는가.어린이는 국가·민족의 미래를 책임질 꿈나무들이다.이런 새싹들에게 폐사 직전 밀도살한 젖소고기나 식용으로 쓸 수 없는 등외품을 먹였다니 우리 사회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됐다.

지금이 어떤 때인가.21세기 문턱을 넘어선 지금 국운을 펼 꿈나무들에게 어른들도 못먹을 저질 쇠고기로 학교 단체급식을 한 범죄는 우리 사회의 존재의미를 의심케 한다.

경찰이 적발한 학교급식 납품비리 유통업체들은 지난해 3월부터 폐기처분할젖소고기나 변질 우려가 높은 저질 쇠고기를 학교급식용으로 공급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이들은 축산물 등급판정확인서까지 위조,서울시내 98개 초등학교에 납품해 왔다.이같은 수법의 쇠고기 납품 비리는 전국적 현상으로 파악돼 더욱 충격적이다.적발된 7개 업체중 축협대리점도 포함돼 있어 학교급식 공급체계의 허점을 드러냈다.

저질 쇠고기가 1년 가까이 학교급식용으로 은밀히 공급될 수 있었던 것은 돈벌이에만 급급한 납품업자들의 상술과 감독기관의 직무유기로 집약된다.업자들은 최저 입찰방식으로 납품하다 보니 이윤 확보를 위해 등외품을 상등급인 것처럼 속여 공급했다.납품시 제출하는 등급판정서도 원본 아닌 사본이기때문에 쉽게 위조할 수 있었다.입찰방식을 최저가가 아닌 시장가격으로 바꾸고 등급판정서 확인 강화 등 제도적 보완이 이뤄져야 하겠다.

학교와 급식업체들이 조리상 번거로움 때문에 포장육보다는 간고기 등으로납품받는 관행도 품질확인을 어렵게 만들어 저질 쇠고기가 납품되는 사단(事端)을 제공했다.식단을 책임지는 영양사와 조리사들의 각별한 사명감이 요구된다.이와 함께 학교와 교육청 등이 정기적인 감독을 했다면 저질 쇠고기가장기적으로 광범위하게 공급되는 사태를 미리 차단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어린이들에게 불량식품을 제공한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우려하며 학교급식 운영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을 요구한다.96년 학교급식법 제정후 전국1만여 초·중·고교중 7,600여개교가 학교급식을 실시하고 있어 학교급식은내일의 국민건강과 직결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학교급식이 최상품으로,가장 청결하게 조리돼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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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2-02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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