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민단체의 선거운동

[사설] 시민단체의 선거운동

입력 2000-01-10 00:00
수정 2000-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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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총선을 앞두고 시민단체의 선거운동 문제가 사회적으로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참여연대·환경운동연합 등 전국 100여 시민단체들이 오는 12일 ‘2000년 총선시민연대’(약칭 시민연대)를 발족시키면서 여론조사를토대로 마련된 공천기준을 공개하고 이를 각당 총재에게 전달하겠다고 밝히고 나왔기 때문이다.시민연대는 또 18일 지역감정을 부추기거나 수뢰사건 등에 연루된 공천반대 의원들의 명단을 공개하고 이들이 공천될 경우 낙선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시민연대의 공천기준은 각 당의 후보 공천에 상당한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시민단체의 선거운동이 현행 선거법에 저촉된다는 점이다.선거법 87조는 노조를 제외한 시민단체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중앙선거관리위(위원장 李容勳대법관)는 우리 사회의 정치 의식과 시민단체들의 신뢰도에 비춰 87조의 즉각 폐지에는 유보적인 입장이다.시민단체의 선거운동을 무차별적으로 허용할 경우 정책대결보다는 혈연·지연·학연 등에 의한 과열 혼탁 선거가 이뤄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따라서 중앙선관위가 선거법을 엄격히 적용할 경우 시민단체의 선거운동은사법처리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그러나 시민단체들은 국민의 참정권과 알권리를 내세우며 처벌을 각오하고라도 선거운동을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칫 잘못 하다가는 실정법과 시민단체들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른다.그러나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결코 안된다.지난 97년 11월 개정된 선거법이 노조에만 선거운동을 허용함으로써 다른 시민단체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선진국에서는 시민단체들의 선거운동참여가 제도적으로 확립돼 있는 시민의 권리다.

오늘날 우리 사회도 시민운동이 괄목할 정도로 성장해 있는 만큼 시민단체의 선거운동을 무한정 제약할 수는 없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중앙선관위는시민단체들의 선거운동이 실정법 위반이라며 자제를 요구하는 가운데 오는 20일 전체회의에서 유권해석 형식으로 시민단체 선거운동의 기준을 확정,사례집 형태의 가이드북을제작해 배포할 것이라고 한다.선거법 58조는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 개진이나 의사표시는 선거활동으로 간주하지 않는다’고규정하고 있다.선관위는 이 조항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시민단체의 선거운동범위를 넓혀주기 바란다.자질 있는 정치인의 의회진출과 공명선거를 위해 시민들의 참여와 감시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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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들 또한 선관위의 해석을 최대한 존중해 실정법과의 정면 충돌은피해주기 바란다.선거법이 미비하다면 법 개정운동을 별도로 벌이는 게 순리다.
2000-01-1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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