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책임운영 기관화, ‘공연예술계 분열’ 부작용

국립극장 책임운영 기관화, ‘공연예술계 분열’ 부작용

서동철 기자 기자
입력 1999-11-19 00:00
수정 1999-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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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극장의 책임운영기관(Agency)화가 ‘공연예술계의 분열’이라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극장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각 공연장르 및관련단체들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이렇게 된 데는 문화관광부가 주도하는 심의위원 선정 및 심의과정이 형평성과 객관성을 잃었기때문이라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책임운영기관이란 정부가 기관장에게 최대한의 재량권을 주되,경영의 책임을 묻는 공공기관 운영방식이다.정부가 제2차 공공기관 구조조정을 추진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지만,막상 국립극장을 책임운영기관으로 지정하자 기관장을 선임하는 문제에서 부터 삐끄덕거리고 있는 것이다.

현재 문화부는 극장장 선임을 위한 심의위원회에서 지난달 공모한 12명의극장장 후보를 3명으로 추려놓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문제는 연극인 2명,극장경영인 1명의 최종 후보 면면이 비공식적으로 전해지면서,심사위원 구성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것이다.

심사위원은 무용계에서 2명,연극계에서 3명,음악계에서 1명,언론인 출신의문화평론가,문화부 문화예술국장,문화정책개발원 관계자 등 9명으로 구성됐다.따라서 맨먼저 음악인들이 이의를 제기하기 시작했다.국립극장은 오페라단,발레단,무용단,창극단,합창단,극단,국악관현악단 등의 전속단체를 갖고있는 만큼 극장장 선임에서도 형평성이 주어져야 하지않느냐는 논리다.

한국예술인단체총연합회(예총)와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회(민예총),그리고최근 제3의 단체를 표방하고 출범한 한국예술발전협의회(예협) 등 문화예술인 단체들 사이에서도 반목의 소지는 없지않다.실제로 3명의 후보 가운데 민예총 소속 K씨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자 예협쪽에서는 “처음부터 정부가 분위기를 유도한 것이 아니냐”는 반발이 일고 있다.

예총 산하 한국연극협회도 “국립극장장 후보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공정성과 객관성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면서 “문화부는 인사정책에 있어 그 걸음마 단계에서 새롭게 자성하고 떳떳하게 나아가길 촉구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기도 했다.

예협은 현재 이태주회장(연극평론가·단국대교수)을 위원장으로 ‘진상규명대책위원회’를 만들어 대처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한 원로 음악평론가는 “국립극장장의 전문가 영입은 그동안 문화예술계의숙원이었다”고 전제하고 “그런데도 막상 숙원이 이루어지려는 마당에 공연예술인들 사이에 갈등이 일고 있는 것은 전혀 바람직스럽지 못한 일”이라면서 “정부가 당초 이런 상황을 예상치 못했는지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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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철기자 dcsuh@
1999-11-1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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