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노근리 자문위원장 백선엽씨 선정은 부적절

[발언대] 노근리 자문위원장 백선엽씨 선정은 부적절

김민철 기자 기자
입력 1999-11-18 00:00
수정 1999-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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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노근리사건 대책단 자문위원회의 위원장으로 백선엽씨를 선정하였다고 한다.그러나 이것은 대단히 부적절한 선정이며,나아가 정부가 노근리사건에 대해 정말 진실을 밝히려는 의지가 있는지를 의심케 하는 결정이다.

왜 그러한가.우선 백선엽씨는 1951년,52년 사이에 지리산 일대의 이른바‘빨치산’을 토벌하는 과정에서 양민을 학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비록 그가 양민학살을 직접 지시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부대를 통솔한 책임자였던 만큼 양민학살 혐의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그런 그가 과연노근리 양민학살사건의 진상을 올바로 밝힐 수 있겠는가.그는 자격도 없을뿐만 아니라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데도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오히려 진상을 축소하거나 은폐하지 않을까 의문이다.따라서 그를 노근리사건 대책단 자문위원장으로 선정한 정부의 결정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

또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는 좀더 적극적으로 한국 현대사에서 일어났던 수많은 양민학살에 대해 전면적인 진상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그리고 진상을 조사한 결과 국가권력이 불법으로 양민에게 정신적·물질적·신체적 피해를 준 것이 밝혀진다면 피해자에게 사죄하고 배상해야 할 것이다.화해는 진실을 바탕으로 해야 비로소 가능하다.그러나 대단히 유감스럽게도 현 정부는 우리 역사에서 일어났던 불행한 사건에 대해 진실을 알려는 의지가 있는지궁금하다.우리와 유사한 사례가 대만에서도 있었다.중국 국민당 정부가 본토에서 패전한 후 대만에서 새로 국가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원주민을 공산주의자로 몰아 대량 학살하였다.이른바 ‘2.28사건’이 그것이다.그러나 95년 이등휘 총통은 의회에서 피해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사죄하고 진상조사를 약속하였다.이후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어떤 기관에 대해서도 직접 조사할 수 있는권한을 부여받아 학살 관련자들을 고발하여 처벌케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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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11-18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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