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장 판공비 베일을 벗긴다] (중)어디에 쓰이나

[기관장 판공비 베일을 벗긴다] (중)어디에 쓰이나

박정현 기자 기자
입력 1999-11-13 00:00
수정 1999-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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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장들의 업무추진비는 대부분 대내외적인 식사비,직원들의 경조사비 등으로 지출되고 있다고 자치단체 관계자들은 말한다.수도권 지역의 한 자치단체 총무국장은 “공개해도 별 것없다”고 말한다.

업무추진비의 대부분은 환경미화원·불우이웃 격려금 등에 쓰이고 직원들과의 식사비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얘기다.단체장으로서 고생하는 전경들에게 제공하는 간식도 업무추진비에서 나간다.이런 쓰임새는 대부분의 자치단체에서 마찬가지라고 감사원의 관계자도 확인하고 있다.

인천시 A구의 지난해 특수업무추진비(판공비) 사용내역을 보면 식사비가 1,829만원(38.5%)으로 가장 많다.다음이 물품 구입비 844만원(17.8%),격려금 835만원(17.6%),조화구입비 612만원(12.9%)등이다.

판공비 사용내역이 불신을 받고 있는 것은 일부에서 편법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98년 8월3일 56만원 XX가요주점. 8월21일 29만2,000원 OO단란주점.구청장 구의회 의장 등 5명 참석. 12월4일 48만원(술값 18만원,봉사료 30만원) OX단란주점.자치행정발전을 위한 간담.인천시 B구가 시민단체인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의 행정정보 공개요청에 따라 밝힌 98년 구청장 특수활동비 지출 내역이다.바로 이런 부분이 업무추진비가 흥청망청 쓰이고 있다는 불신을 초래한다.

인천연대측은 “단란주점에서 무슨 특수업무를 추진하는가”라며 특수업무추진비가 기관장 개인의 사금고처럼 쓰이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교회 헌금으로 네차례에 걸쳐 40만원을 지출한 부분도 주민들을 설득하기에는 부족하다.

구청이 밝힌 자료도 총무과의 공개자료와 비서실장이 정리한 현금출납부가일치하지 않거나,영수증은 첨부돼 있는데 지출한 내역이 정리되지 않은 경우가 있다고 인천연대는 지적한다.급조된 의혹이 있다는 얘기다.

감사원에 따르면 정부가 올해부터 특수업무추진비를 반드시 신용카드로 사용하도록 하자,일부 공기업의 경우 ‘카드깡’으로 현금화하는 편법을 버젓이 동원하고 있다.서울시내 여의도 등지에서 카드로 300만∼500만원 어치를신용카드로 거래한 것처럼 꾸며 수수료 등을 빼고 나머지 금액을 현금으로찾아가는식의 탈법이 판치고 있다.또 일부 자치단체의 경우 업무추진비의 30% 이상을 일부 언론에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시민단체들은 1년전부터 업무추진비에 감시의 눈길을 번득이며,공개의 압력을 높이고 있다.참여연대는 지난해 11월 서울시장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공개하라고 요구했고,서울시가 거부하자 행정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이다.

그뒤 대구와 경북 경산,인천 등의 시민단체들도 공개를 요구해 왔고 일부 지자체는 공개를 했지만,일부에서는 거부했다.

최근 인천연대가 제기한 행정소송에 대해 인천지법이 특수업무추진비의 내용을 공개하라고 판결한 것은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공개를 거부한 인천 C구청의 한 관계자는 “A구와 B구가 이미 공개한 상태에서 항소는 무의미하다고 본다”며 판공비 공개가 불가피한 추세임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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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기자 jhpark@
1999-11-1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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