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영토 넓히기’ 깃발 올렸나

韓銀 ‘영토 넓히기’ 깃발 올렸나

박은호 기자 기자
입력 1999-10-13 00:00
수정 1999-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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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대공세가 시작됐나.

최근 한은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입지(立地)를 최대한 넓히려는 움직임이곳곳에서 포착된다.한은조직이 침체돼 있다는 지적이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눈에 띈다.조직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일종의 타개책으로도 해석된다.

단적인 예가 경비예산권 문제다.전철환(全哲煥) 한은총재는 지난 11일 국감에서 “금융통화위원회에 (예산편성권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숙원사업인 재경부로부터의 예산권 환수를 공론화한 것이다.97년말 한은법 개정으로 경비예산 승인권은 재정경제부 장관이 쥐고 있다.명실상부한중앙은행의 독립을 위해선 이도 되찾아야 한다는 게 한은 논리다.재경부와한판 밀고 당기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급준비금 제도의 2금융권 확대추진도 비슷한 맥락이다.통화정책을 수행하는 주요수단인 지준제도는 현재 1금융권(은행)만 적용대상이다.이를 종금사·상호신용금고 등으로 넓혀야 한다는 주장이다.은행에만 예금액의 일정 비율(1∼5%)을 한은에 예치시키는 현행제도는 1·2금융권간 공정한 경쟁을 제한한다는 것을 이유로 든다.역시 재경부의 반발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금융감독원에 떼 준 금융감독권 문제도 ‘우회어법’으로 언급됐다.전 총재는 12일 주한 유럽상공회의소 주최 강연에서 “은행이나 기업에 대해 직접적으로 금융감독기능을 수행할 수 없기 때문에 구조조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물론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한은이 뭘 하고있느냐는 최근의 지적에 대한 ‘해명성’ 발언이다.한은은 현재 금융기관에대한 ‘검사요구권’만 행사할 수 있다.이것만으로는 미흡하다는 점을 간접표현한 것이다.한은의 재경부와 금감위를 상대로 한 ‘영토권’ 싸움이 주목된다.

박은호기자 unopark@
1999-10-1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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