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이 달라졌다고 한다.각 병원이 ‘환자는 고객’이란 말이 낯설지 않을정도로 서비스정신을 내세운다.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그 속내도 변한 것일까.병원에서 환자들이 겪는 불편과 고충,개선되지 않는 잘못된 의료 행태 등을 화요일자 건강면에 연재한다.
일산신도시에 사는 주부 이모씨는 작년 이맘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분이 삭지않는다.
지난해 여름 이씨의 남편은 재벌 계열의 한 종합병원에서 뇌수술을 받았다.15시간에 걸친 대수술이었다.이씨는 수술 중간에 수술실에서 나온 의사(아마전공의쯤 되는 듯 했다)에게 달려가 “어떻게 됐느냐”“신경 좀 잘 써달라”고 머리를 연신 조아렸다.
그러나 이씨에게 돌아온 것은 “신경외과 의사가 신경 안쓰고 뭘 쓰냐”는짜증섞인 한마디였다.
환자나 그 가족이 의사에 대해 털어놓는 다소 극단적인 불만 사례다.지난 몇년간 환자에 ‘군림’하던 의사의 모습이 많이 사라진 것은 사실이다.하지만 구시대 ‘잔재’는 여전히 남아 있다.
당뇨병으로 10여년째 병원을 들락거린다는 김모씨.현재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입원해 있는 그는 “그동안 의사나 간호사들이 눈에 띄게 친절해진 것은사실”이라며 “하지만 아직도 구습에 젖어 권위부터 내세우는 의사가 꽤 있다”고 말한다.
의사에게 기껏 갖은 증상을 설명하고 그 이유를 물으면 “그럴 수도 있어요”란 한마디로 말문을 닫는다는 것.그는 “의사는 여전히 대하기 어려운 선생님”이라고 말한다.
환자들은 그동안 반말 등 의사의 표면적인 환자 무시 행태는 많이 고쳐졌다고 말한다.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진료는 의사 위주로 일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한다.환자의 궁금증을 속시원히 풀어주려는 자세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
최근 서울대병원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환자들은 ‘자세히 설명해 주는 의사가 최고’라고 답했다.‘능력 있는 의사’보다 거의 두배 가까이 높은 수치였다.가장 바람직하지 않는 의사로는 ‘환자 말을 막는 의사’를 꼽았다.
스스로의 능력만 믿는 권위적인 의사들이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임창용기자
일산신도시에 사는 주부 이모씨는 작년 이맘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분이 삭지않는다.
지난해 여름 이씨의 남편은 재벌 계열의 한 종합병원에서 뇌수술을 받았다.15시간에 걸친 대수술이었다.이씨는 수술 중간에 수술실에서 나온 의사(아마전공의쯤 되는 듯 했다)에게 달려가 “어떻게 됐느냐”“신경 좀 잘 써달라”고 머리를 연신 조아렸다.
그러나 이씨에게 돌아온 것은 “신경외과 의사가 신경 안쓰고 뭘 쓰냐”는짜증섞인 한마디였다.
환자나 그 가족이 의사에 대해 털어놓는 다소 극단적인 불만 사례다.지난 몇년간 환자에 ‘군림’하던 의사의 모습이 많이 사라진 것은 사실이다.하지만 구시대 ‘잔재’는 여전히 남아 있다.
당뇨병으로 10여년째 병원을 들락거린다는 김모씨.현재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입원해 있는 그는 “그동안 의사나 간호사들이 눈에 띄게 친절해진 것은사실”이라며 “하지만 아직도 구습에 젖어 권위부터 내세우는 의사가 꽤 있다”고 말한다.
의사에게 기껏 갖은 증상을 설명하고 그 이유를 물으면 “그럴 수도 있어요”란 한마디로 말문을 닫는다는 것.그는 “의사는 여전히 대하기 어려운 선생님”이라고 말한다.
환자들은 그동안 반말 등 의사의 표면적인 환자 무시 행태는 많이 고쳐졌다고 말한다.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진료는 의사 위주로 일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한다.환자의 궁금증을 속시원히 풀어주려는 자세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
최근 서울대병원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환자들은 ‘자세히 설명해 주는 의사가 최고’라고 답했다.‘능력 있는 의사’보다 거의 두배 가까이 높은 수치였다.가장 바람직하지 않는 의사로는 ‘환자 말을 막는 의사’를 꼽았다.
스스로의 능력만 믿는 권위적인 의사들이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임창용기자
1999-09-07 1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