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괴감속 ‘조직적 개입’ 비화 우려

자괴감속 ‘조직적 개입’ 비화 우려

입력 1999-08-28 00:00
수정 1999-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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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27일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 청문회의 증인으로 국회 법사위에 출석한 진형구(秦炯九) 전 대검 공안부장과 안영욱(安永昱) 울산지검 차장(당시 대검 공안기획관)의 증언을 TV를 통해 지켜보며 시종 침통한 분위기였다.

검찰사상 처음으로 전·현직 검사가 한꺼번에 국회에 출석한 데 대해 심한자괴감을 느끼는 듯했다.

특히 자민련의 이건개(李健介) 의원이 후배검사였던 진 전 부장을 몰아붙일 때에는 “한 때는 같이 일했던 동료인데…”라며 씁쓰레했다.

검찰은 진 전 부장이 “파업유도 발언을 한 적이 없다”며 일관되게 부인하자 “예상했던 일”이라며 담담해 하면서도 진 전 부장의 발언으로 검찰이파업유도 사건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비화되지 않을까 긴장했다.

대검과 서울지검의 고위간부 대부분은 이날 외부와의 접촉을 삼간채 사무실에서 TV로 생중계되는 청문회를 지켜보며 이들의 증언이 검찰에 미칠 영향과 파장을 염려했다.

서울지검의 한 고위간부는 “파업유도 발언으로 전·현직 검찰 고위 간부가 증언대에 선 사실 자체만으로도 검찰로서는 치욕적인 일”이라며 “특히 진 전 부장이 개인비리가 아닌 공안업무의 월권행위로 사법처리돼 검찰의 공안업무가 위축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검사는 “여하튼 진 전 부장이 파업유도에 개입한 것으로 결론이날 것”이라면서 “이번 청문회를 통해 검찰이 파업유도 사건을 제대로 수사한 것으로 밝혀져 국민적 불신을 해소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파업유도 사건을 담당했던 당시 특별수사본부팀은 “현재로서는 언급할 상황이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그러나 수사팀의 일부 검사들은 검찰의 수사발표 내용과 진 전 부장의 증언을 비교·검토하면서 법정 대결에 대비했다.

주병철 강충식기
1999-08-2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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