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청문회] 이모저모

[옷로비 청문회] 이모저모

입력 1999-08-26 00:00
수정 1999-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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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로비’ 진상조사 마지막날인 25일에도 의원들의 집요한 추궁이 이어졌지만 새로운 사실은 드러나지 않았다.증인으로 출석한 신동아그룹 최순영 회장 부인 이형자(李馨子)씨와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鄭日順)씨의 주장이 엇갈리자 답답해진 의원들은 ‘위증’ 운운하면서 몰아붙였지만 증인들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형자씨는 신문을 받는 동안 진지한 표정으로 또렷하게 자신의 입장과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또 웃음을 띠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고 간간이 목이 마른 듯 물을 달라고 요구했다.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의원이 “다른 증인들은 성경에 손을 얹고 진술의진실성을 맹세했는데 그렇게 하겠느냐”고 묻자 이씨는 ‘하늘로도 말고 땅으로도 말고 맹세치 말라’는 성경구절을 인용하면서 “종교관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이씨는 ‘로비’라는 말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의원들이 ‘옷로비사건’이란 말을 자주 사용하자 이씨는 “옷로비가 아니라 옷값 대납 요구사건”이라며 항변했다.또 항간에 떠돌고 있는 ‘이형자 리스트’에 대해 “친구에게 리스트가 뭐냐고 묻기도 했다”며 리스트의 존재를 강하게 부인했다.

그림로비 여부에 대해 이씨는 “없다.저번에 밝혀지지 않았느냐”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음 증인으로 나온 정일순씨는 “어제 못나와서 죄송하다”며 사죄의 말을 하는 여유를 보였다.그러나 이 발언으로 여야간 설전이 벌어졌다.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이 “건강하네”라고 반말투의 발언을 하자 국민회의한영애(韓英愛)의원이 “여성의 인격을 비하하거나 야유식의 발언은 삼가야한다”고 맞서 한동안 고성이 오가는 등 소란이 벌어졌다.

정씨는 아픈 사람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건강한 모습이었고 아주 또렷하고 큰 목소리로 신문에 임했다.

정씨는 옷값대납 요구 사실을 부인하면서 “분통이 터져 살 수가 없다.나는 바르게 산 것밖에 없다”는 등의 말로 억울함을 호소했다.정씨가 자주 울음을 터뜨리는 바람에 회의가 중단되기도 했고 흥분한 정씨가 의원들의 질문이 끝나기 전 답변을 해 지적을 받기도 했다.

정씨는 “‘통일부장관이면 서열이두번째인데 젊은 실세 장관 부인들 비위맞추느라 힘들다’는 말을 배정숙씨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또 “사직동팀 조사로 인해 8개인 매장이 2개로 줄어 살 마음이 없어졌다”고 말한 뒤 흥분을 가라앉히려는 듯 안정제를 먹기도 했다.

박준석기자 pjs@
1999-08-2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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