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선거구제 어찌 돼가나

중선거구제 어찌 돼가나

박대출 기자 기자
입력 1999-08-17 00:00
수정 1999-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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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8·15 경축사에서 ‘전국정당화를 위한 선거제도’를 강조했다.“지금과 같은 지역분할구도로는 나라의 미래가 암담할 뿐”이라는 상황인식도 곁들였다.선거제도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선거구제와 비례대표제를 향한 의지표명으로 해석됐다.

두 제도에 대한 김대통령의 의지는 굳다.지난달 22일 전남지역 기자들과의회견에서도 “지역주의를 없애고 여야 모두 전국정당을 만드는 목표달성을위해서는 중선거구제와 정당명부제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두 제도는 공동여당간 합의사항이다..그러나 실행 여부는 불투명하다.곳곳에 걸림돌이 놓여 있다.자민련 충청권 세력들은 중선거구제 전환에 거세게반발하고 있다.반면 비충청권 의원들은 중선거구제를 반기고 있다.국민회의도 비슷한 처지다.공개적으로 반발은 못하지만 중선거구제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

한나라당은 현행 소선거구제 관철을 고수하고 있다.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도입에도 반대다.아예 두 현안을 정치개혁협상의 마지막 안건으로 정해놓고있다.현 단계에서는 협상에 응하지 않겠다는 자세다.오는 9월 정기국회 처리 전망을 어둡게 하는 대목이다.선거제도 문제는 야당 반대를 무시하고 여당뜻대로만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묘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여권 내부에서 중선거구제 포기를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돌기 시작했다.자민련쪽이 진원지다.김종필(金鍾泌)총리는 최근 소선거구제 회귀의사를 피력했다는 얘기가 들린다.내각제 연기에 따른 충청권 의원들의 반발을 무마하는 차원으로 풀이되고 있다.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 역시 최근 소선거구제 유지 가능성을 시사하고나섰다.박총재는 최근 “공동여당이 중선거구제로 합의했지만 내각제가 유보된 만큼 어떤 선거제도가 더 적절한지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8·15 경축사에서 중선거구제 도입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다.선거제도 전환 필요성을 밝힘으로써 ‘중선거구제-비례대표제’를 향한 의지를 간접 피력했다.

이를 놓고 김대통령이 안팎의 반대를무릅쓰고 무리하게 중선거구제를 강행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중선거구제가 무산되면 정당명부식비례대표제가 전국정당화를 위한 차선책이 될 수 있다는 계산도 있다.

하지만 정치권을 참신한 신진인사들로 대폭 물갈이하기 위해서는 단순영입으로는 힘들다.선거구제 변경이 정치권 신진대사의 지름길이다.중선거구제는 각 정당의 전국정당화와 함께 정치권 면모 일신에 도움이 된다.그런 점에서 김대통령은 현실의 어려움에도 불구,중선거구제를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여권은 자민련 내에서도 중선거구제 선호세력이 적지 않다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한나라당에도 마찬가지다.그래서 협상이 여의치 않으면 의원들의 자유표결에 맡기는 복안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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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출기자 dcpark@
1999-08-1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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