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 60일 점검(1회)-달라지는 인사패턴

조직개편 60일 점검(1회)-달라지는 인사패턴

홍성추 기자 기자
입력 1999-07-24 00:00
수정 1999-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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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로 제2차 정부조직 개편을 단행한지 60일이 됐다.적지않은 공직자들이명예퇴직이나 부처 감축 등으로 공직을 떠났고,아직도 구조조정이 진행중이다. 중앙인사위원회를 비롯,국정홍보처와 기획예산처는 신설 부처로서 자리매김이 한창이다.특히 인사위의 활동은 공직 사회 인사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2차 개편이후 공직사회의 바뀌고 있는 모습을 차례로 살펴본다.

지난 5월24일 중앙인사위원회가 발족할 당시만해도 공직사회에서의 기대는그리 크지않았다.65명의 초미니 부서인데다 법령과 집행권한은 대부분 행정자치부 등 내각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의 중앙인사위 활동은 그러한 우려를 뛰어넘어 오히려 ‘두려움’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실정이다.23일 현재 160개 직위의 인사안을 심사,17건에 제동을 걸었다.

심사대상 전체 직위를 놓고 볼때 부결률이 높은 것은 아니나 종전의 인사패턴에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특히 공직사회의 관행으로 여겨지던 인사안에 잇단 제동을 걺으로써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보건복지부가 청와대로 전출할 인사를 승진시키려고 심사의뢰를 했다가 최근 부결당한 일은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그러나 인사위는 보직이 없는 사람은 승진할 수 없다는 법규를 내세워 불가 결정을 내렸다. 또심사대상 공무원의 업무추진실적과 성과에 관한 자료를 요구,꼼꼼히 챙기는것도 공직사회에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어쩌면 당연한 일임에도 근무실적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지금까지 전무한 실정이었다.중앙인사위가 이 자료를 챙기면서 당사자는 물론 각 부처의 인사 당당부서에서 실적자료를 축적하고 체계화하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고 인사위의 한 관계자는 귀띔한다.

인사심사시 후보자의 보직경로를 면밀히 검토하는 것도 공직사회 인사패턴의 변화 중 하나다.초임·중견·승진 예정보직을 살핌으로써 연공서열로 승진하는 관행의 타파를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부담없고 편안한 직위에서 보내다 때가 되면 승진하는 ‘일따로 승진따로’라는 말은 이제 공직사회에서 사라질 판이다.

중앙인사위가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인재 데이터베이스(DB)’구축은 인재 등용에 있어서 비교적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중앙인사위의 활동이 모두 장밋빛만은 아니다.벌써부터 각 부처로부터 ‘심하지 않느냐’는 견제와 비판의 소리가 들리고 있다.공정한 인사와합리적인 급여제도 개선 등을 확립해야 하는,쉽지 않은 과제도 안고 있다.

홍성추기자 sch8@ * 행정부내 반응…人事제동 걸린 재경부 긍정半-부정半 재정경제부 직원들의 어깨가 축 처져 있다.장관의 인사권이 제동걸린 사상처음있는 일을 당하고서다.고위관계자들은 “재경부가 밀린 것은 아니다. 재경부가 인사 원안을 고집했으면 부처간 갈등으로 비쳐졌을 것”이라고 양보론을 펴면서 “앞으로는 잘될 것”이라고 짐짓 의연하게 말한다.버티다가 괜스레 ‘미운 털’이 박히면 다음 인사때도 매끈하게 처리되지 않을 수 있다는 걱정도 없지 않은 듯하다.

하지만 직원들의 분위기는 다르다.그들은 “장관이 직원 인사도 마음대로하지 못하면어쩌라는 말이냐”며 “직원들의 사기는 말이 아니다”고 볼멘소리를 털어 놓는다.공무원들은 재경부뿐 아니라 다른 부처의 장관들도 부처 장악에 적지않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한다.

부처내에서는 ‘앞으로 인사를 신중히 하라는 것’이라는 소수의 긍정적인목소리도 없지 않으나,불만의 목소리에 묻혀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재경부직원들은 경제부처의 수장(首長)의 인사권이 제동걸린 원인을 부처의 힘이빠진데서 찾고 있다.

정부 부처에 막강한 힘을 휘둘러온 예산권을 기획예산처에 빼앗겼고,금융관련 권한마저 금융감독위에 이양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이빨빠진 호랑이’가 됐다는 얘기다.청와대 산업경제비서관 자리를 기획예산처에 넘겨준 것도 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인다.

장관의 인사권이 거부당하는 재경부의 경우를 바라보는 다른 부처 공무원들의 관전법은 이중적이다.중앙부처 A과장은 “재경부는 그동안 숱한 낙하산인사로 적체를 해소해 왔다”며 고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하지만 경제부처의 B공무원은 “자체 승진도 좋으나 본부 직원들은고생을 많이 하기 때문에 보상성이 강한 낙하산 인사를 반드시 나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박정현기자 jhpark@ *金인사위원장 인터뷰 “정부부처들끼리도 균형과 견제가 필요합니다.중앙인사위원회가 바로 그러한 견제장치의 하나입니다” 김광웅(金光雄)중앙인사위원회 위원장은 23일 “정부 각 부처에서 인사 심사를 요청할 때 좀 더 신중을 기하게 된 사실 하나만으로도 중앙인사위의 위상은 인정된 셈”이라고 말했다.

김위원장은 특히 “지금까지 관행으로 굳어진 연공서열식 인사나 지연 혈연학연 등 연(緣)에 의한 인사는 점차 줄어들 것”이라면서 “보다 공정한 인사원칙을 세우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인사위 출범 60일을 맞아 서울 통의동에 있는 위원장실에서 만나 그간의 활동과 소감을 들어봤다.

■학생들을 가르치다 관료가 된 소감은.

행정조직이 생각보다 딱딱하고 벽이 두꺼운 조직이라는 점을 실감하고 있다.학교에선 비교적 자유로운데 여기서는 틀에 얽매일 때가 많다.자유를 박탈당했다고나 할까.

■아직도 일반국민들은 중앙인사위원회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잘 모르고 있다.

인사제도의 개혁을 위해 지난 5월 제2차 정부조직 개편때 대통령직속 기관으로 설치됐다.인사행정과 정책의 기본방향을 마련하고 1∼3급 공무원의 채용·승진 심사를 담당하는 곳이다.인사 제청시 부처의 안대로 통과시키는 ‘원안 통과’와 법적 요건 미비시 내리는 ‘부결’,절차상 흠이 있을 때 ‘보류’,부처의 안을 바꾸는 ‘수정의결’등 4가지 결정을 내린다.

■다른 부처에서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장관이 국실장 인사도 마음대로못하느냐는 얘기도 들린다.가장 중시하는 인사 원칙은 무엇인가.

연수만 차면 올라가는 연공서열식 인사,능력보다 안면이 중시되는 인사는배제하고 있다.인재풀제도를 마련한 것도 그 일환이다.그 자리에 필요한 인사를 배정함으로써 양질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자는게 궁극적인 목표다.

■고위공직자가 되려면 어떤 자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지난 16일 대통령 업무보고 때도 나왔던 얘기다.공무원들이 먼저 세계화가돼야 한다.앞으로 고위 공직자가 되려면 외국어 해득능력은 있어야 한다.그러려면 공무원들에게 해외 견문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많아야 한다.인사 심사기준에 외국어 능력을 첨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그 다음이 의사전달능력이다. 정확하게 의사를 전달할 수 있어야 행정의 실수나 업무 착오를 줄일 수 있다.

■지금까지 청탁이나 외압같은 것은 없었나.

지난번 직무분석팀을 공채할 때도 한번도 없었다.이상하리만큼 조용하다.아마도 내가 깐깐하다고 소문나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다.

홍성추기자 * 수협 회원조합 경영진단 수협중앙회는 부실이 누적된 회원조합에 대한 구조조정 및 합병해산을 추진하기 위한 조합별 경영진단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경영진단은 지난해 말 조합결산 결과 자본금 결손규모가 큰 조합 순으로 35개 회원조합을 선정,두차례로 나눠 실시된다.

지난 20일 시작된 1차 진단은 10월 말까지 12개 조합을 대상으로 실시되며,2차 진단은 10월부터 연말까지 나머지 23개 조합에 대해 진행된다.

수협은 이번 경영 진단 결과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조합에 대한 부실정비 기준을 조속히 마련,합병 혹은 폐지하는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자본잠식으로 경영진단 대상으로 선정된 조합은 전남지회 관내가 13개로 가장 많고,강원 5개,충남과 전북이 각각 4개,경인 3개,경북·경남·부산 각각1개,업종별 조합 3개 등이다.

수협 관계자는 “수협중앙회를 포함,전체 조직에 대한 민간 회계법인의 경영진단 최종결과가 지난 9일 나옴에 따라 회원조합에 대한 경영진단에 착수한 것”이라며 “이번 진단결과를 토대로 회원조합의 경쟁력을 배가할 수 있는 과감한 구조조정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수협의 적자조합 수는 전체 87개 조합 중 27개며,적자규모는 62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적자조합 가운데 22개 조합은 자본이잠식된 상태다.

함혜리기자 lotus@
1999-07-2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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