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돈다발 주인은 밝혀졌지만

[사설] 돈다발 주인은 밝혀졌지만

입력 1999-07-20 00:00
수정 1999-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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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옥수 신창원(申昌源)이 소지하고 있던 거액의 현금 주인이 과연 누구냐에세인의 관심이 쏠려있는 가운데 경찰은 19일 이 돈의 주인이 서울에서 예식장업을 경영하고 있는 김모씨(54)라고 발표했다.

돈다발 주인이 조기에 밝혀진 것을 천만 다행으로 생각한다.만일 돈다발 주인이 밝혀지지 않거나 비록 밝혀진다고 해도 시간을 끌게되면 그동안 온갖루머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대 재생산돼 사회불안 요인이 될게 빤히 내다보였기 때문이다.때문에 우리는 돈의 주인 수사가 지연되거나 어렵게 되는사태를 심히 우려했었다.

다행히 경찰은 돈주인을 신속하게 찾아냈다.그러나 아직도 궁금한게 한둘이아니다. 김씨는 왜 그 많은 돈을 은행 아닌 안방에 두었는지, 그 돈의 출처는 법적으로 하자가 없는지,신고를 안한 이유의 진상은 무엇인지 등이다.

범인은 경찰에 신고하지 않을테니 신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주인 김씨의요구에 따라 피해자를 밝힐 수 없다고 버티었고,주인 김씨는 “내가 왔다는걸 알게되면 경찰도 당하고 애들도 다친다”는 범인의 협박이 두려워 신고를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범인과 김씨의 주장 어느것이 옳은지는 대단히 중요하다.그밖에도 경찰은신에게 피해를 당했으면서도 신고하지 않은 다른 사람들도 모두 다 가려내야할것이다.

그렇게 해서 우리 사회 부유층의 도덕성에 문제가 없는지를 재점검해야 할것이다.부유층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의혹의 눈초리가 심상치 않다.

이번 일은 너무나 한국적인 사건이다.빠삐용에 못지않게 연인원 100만이넘는 경찰을 따돌리며 2년6개월 동안이나 유유히 전국을 누빈 희대의 탈옥수가있고 현금이나 다름없는 거액의 양도성예금증서(CD)와 수천만원의 현금을 은행 아닌 집에 두고 있는,서민들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않는 재산가,3억여원의 거액을 강탈당하고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사연들이 잘 교직(交織) 돼있는 사건이다.

최근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은 아직도 우리 사회가 얼마나 부패해 있으며 얼마나 어두운 구석이 많은가를 단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고급옷 로비사건,임창열(林昌烈)지사 부부 사건,탈옥수 사건 등이 모두 그러하다.

우리사회의 이런 치부가 하루 이틀에 정화될 수는 물론 없을 것이다.그러나 이런 사건들의 진상이 그때그때 소상히 밝혀져서 떳떳치 못한 일은 결코은폐될 수 없다는 것을 모두에게 확인시켜 주어야 한다.그것이 사회교육이고그 길 이외에 다른 묘안이 당장엔 있을것 같지 않다.
1999-07-2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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