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재야 고대사연구 활발

학계·재야 고대사연구 활발

입력 1999-07-12 00:00
수정 1999-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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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민족운동단체를 중심으로 상고사 복원운동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고대사 연구서 출간이 붐을 이루고 있다.작년말 윤내현 단국대 사학과 교수의‘한국열국사연구’(지식산업사)에 이어 금년 상반기까지 간행된 고대사 관련 연구서는 줄잡아 6∼7권.이 책들의 공통점은 학계 내부의 비주류와 재야사학자들의 연구성과가 대종을 이루고 있는데 분야는 단군과 고조선·삼국시대·고대문화사 등 고대사 전반에 걸쳐 있다.

고대사학계에서 ‘이단자’로 통하는 윤내현 교수가 펴낸 ‘한국열국사연구’는 흔히 고대사를 고조선과 삼국시대로 나누던 기존 학계의 시대구분 방식에서 보면 낯선 주장이다.윤교수는 “고구려·백제·신라를 일컫는 ‘삼국시대’식 역사관으로 보면 가야는 한민족 국가에 포함되지 않으며 이는 일본학자들의 주장을 따른 것”이라며 “고조선과 한(韓)의 분열로 생겨난 여러 나라들이 존속했던 시대는 ‘열국시대’라고 부르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옥 프랑스 파리7대학 명예교수 등이 펴낸 ‘고구려연구’(주류성)는동명왕 2년(BC36년)부터 시작된 영토확장에 대해 상세한 검토와 함께 최강성기 시절 압록강 이남 고구려의 가구수가 21만500호였다는 ‘삼국유사’의 기록을 신빙성있는 자료로 평가하고 있다.특히 이 책은 종래의 통치사 중심의서술방식에서 탈피,고구려에서는 이혼제도가 없었다는 사실 등 생활·문화사 측면으로까지 연구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형구 선문대 역사학과 교수가 엮은 ‘단군과 고조선’(살림터)은 지난 93년 북한이 단군릉을 발견했다고 발표한 이래 시작된 남북한 학자들의 단군·고조선에 대한 학술발표 논문을 한군데 모은 것으로 최근 활발해진 북한학계의 단군·고조선 연구의 성과를 집대성한 것이 특징이다.북한의 단군릉 발굴은 그동안 신화로만 여겨왔던 단군조선에 대한 관련학계의 본격적인 연구를자극했다는 평가와 함께 남북한내 상고사 복원운동의 디딤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대사 중에서도 문화사 분야에 초점을 맞춘 임효재 서울대 고고학과 교수의 ‘한국고대문화의 흐름’(집문당)은 평소 유적발굴을 통한 실증사학을 강조해온 임교수의고대문화사 입문서다.

재야사학자 김득황(전 내무부차관·84)·김도경(동이상사 대표) 부자(父子)가 펴낸 ‘우리민족 우리역사’(삶과꿈)는 한민족의 역사무대가 한반도를 포함,동북아 대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이 책은 우리민족이 잦은 외침에도 불구하고 정통성을 계승해 온 것은 강한 무용(武勇)정신,높은 문화수준,깊은뿌리의식이 모태가 됐다고 분석했다.

역사학도 출신으로 통계전문가인 곽창권씨가 펴낸 ‘한국고대사의 구성’(범한)은 역사연구에 통계분석적 접근을 통하여 민족사의 시원에서부터 ‘삼국시대’ 이전까지의 전반에 걸친 쟁점들을 검증하고 있다.한 예로 곽씨는“중국 명·청대 이전 사료에는 한사군이 한반도에 있었다는 기록은 어디에도 없다”며 우리 사학계에 뿌리깊은 식민사관의 폐해를 지적했다.



정운현기자 jwh59@
1999-07-1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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