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초(空超) 오상순은 허무의 끝까지 나아감으로써 그것을 극복하려 했던의지의 시인입니다.운명에 맞서 절대허무의 경지를 개척한 공초의 시세계와내 시의 공분모를 굳이 찾는다면 그것은 탈속적인 분위기라고 할 수 있지요” 올해 제7회 공초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오세영 시인(58)은 “공초선생과특별한 인연도 없는 나를 작품성만을 보고 편견없이 수상자로 뽑아준 데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지난 65∼68년 박목월 선생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이래 지금까지 10권의 시집과 11권의 학술저서를 낸 부지런한 시인이요 학자다.그러나 우리 문단에서 오세영은 자신의 표현대로 ‘왕따’로 통한다.이른바 ‘문지’니 ‘창비’니 하는 거대 ‘문단권력집단’과는 애초부터 인연이없기 때문이다. “이들 두 그룹이 우리 문학 발전에 일정 부분 기여한 것은인정할 만합니다.그러나 이들이 끼친 폐해는 그 공(功)을 상쇄하고도 남아요.30년 가까이 배타적인 블록을 형성,문단정치의 본산노릇을 해왔으니까요”이런 패거리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우리 문학의 발전은 요원하다는 그는 특히 ‘문지’의 경우 그 폐쇄성과 엘리티즘은 4세대에 걸쳐 이어져오고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오 시인은 이같은 문단의 진구렁 속에서도 자신만의 연꽃같은 시심을 피워내기 위해 분투해왔다.그의 시를 떠받치고 있는 정신은 사랑.오세영 시에 있어서 사랑이란 진리를 향한 에로스적인 충동 혹은 미혹한 상태로부터 진리를찾아가는 구법(求法)의 과정이다. 그는 ‘찻잔’이란 시에서 사랑을 “비움으로써 가득 차는 공간”이라고 정의한다.그 자신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그의시에서는 뭔가 그윽한 선미(禪味)가 느껴진다. 이번 공초문학상 수상작 ‘집만이 집이 아니고’가 실린 ‘벼랑의 꿈’(시와시학사)은 시인의 동양적 사유의 정점에 놓이는 시집이다.
“멀리 헤르만 헤세나 T.S.엘리엇에서부터 가까이는 옥타비오 파스나 파블로 네루다,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문인들이 동양사상으로부터 문학적 영감을 얻었습니다.맑은 바람이나 밝은 달을 읊조리는 정도라면 모를까,인간존재의 근원을 다루는데 어떻게 동양사상에 기대지 않을 수있어요” 오시인은 불교와 노장(老莊)철학은 물론,우리의 무속세계까지도 자신의 시적 영토로 아우른다.문제는 심오한 인생론과 우주론적인 성찰을 어떻게 서정의 그릇에 담아내느냐 하는 것.이를 위해 그는 “모더니즘적인 언어감각과 시어를 꾸준히 가꿔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대의 대표적인 서정시인으로 자리매김돼 있는 그는 사실 모더니즘 시인으로 출발했다.70년대 초까지는 과격한 실험시를 쓰기도 했다.처녀시집 ‘반란하는 빛’이 대표적인 예.그가 서정성의 세계로 돌아온 것은 70년대 후반들어서다.“전통적인 정서에 충실하다보니 이따금 고답적이라는 평을 듣기도 합니다.하지만 시의 본령은 서정성에 있는 것 아니겠어요” 서정주·박목월·유치환을 그가 가장 존경하는 시인으로 꼽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것으로 보인다.
- 시인 오세영은 ▲1942년 전남 영광 출생 ▲1965년 서울대 국문과 졸업 ▲1968년 ‘현대문학’에 추천 완료.추천작 ‘잠깨는 추상(抽象)’ ▲1970년 처녀시집 ‘반란하는 빛’출간 ▲1983년 시집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로 제15회 시인협회상 수상.시론집 ‘서정적 진실’,평론집 ‘현대시와 실천비평’ 출간 ▲1985년 서울대 국문과 교수 부임.선시집 ‘모순의 흙’ 출간 ▲1986년 ‘그릇’ 연작시로 제1회 소월시문학상 수상 ▲1992년 ‘구룡사시편 겨울노래’로 제4회 정지용문학상 수상 ▲1995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버클리 캠퍼스에서 한국현대문학 강의 ▲1999년 제10시집 ‘벼랑의 꿈’ 출간 ▲현 서울대 국문과 교수김종면기자 jmkim@
그는 지난 65∼68년 박목월 선생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이래 지금까지 10권의 시집과 11권의 학술저서를 낸 부지런한 시인이요 학자다.그러나 우리 문단에서 오세영은 자신의 표현대로 ‘왕따’로 통한다.이른바 ‘문지’니 ‘창비’니 하는 거대 ‘문단권력집단’과는 애초부터 인연이없기 때문이다. “이들 두 그룹이 우리 문학 발전에 일정 부분 기여한 것은인정할 만합니다.그러나 이들이 끼친 폐해는 그 공(功)을 상쇄하고도 남아요.30년 가까이 배타적인 블록을 형성,문단정치의 본산노릇을 해왔으니까요”이런 패거리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우리 문학의 발전은 요원하다는 그는 특히 ‘문지’의 경우 그 폐쇄성과 엘리티즘은 4세대에 걸쳐 이어져오고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오 시인은 이같은 문단의 진구렁 속에서도 자신만의 연꽃같은 시심을 피워내기 위해 분투해왔다.그의 시를 떠받치고 있는 정신은 사랑.오세영 시에 있어서 사랑이란 진리를 향한 에로스적인 충동 혹은 미혹한 상태로부터 진리를찾아가는 구법(求法)의 과정이다. 그는 ‘찻잔’이란 시에서 사랑을 “비움으로써 가득 차는 공간”이라고 정의한다.그 자신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그의시에서는 뭔가 그윽한 선미(禪味)가 느껴진다. 이번 공초문학상 수상작 ‘집만이 집이 아니고’가 실린 ‘벼랑의 꿈’(시와시학사)은 시인의 동양적 사유의 정점에 놓이는 시집이다.
“멀리 헤르만 헤세나 T.S.엘리엇에서부터 가까이는 옥타비오 파스나 파블로 네루다,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문인들이 동양사상으로부터 문학적 영감을 얻었습니다.맑은 바람이나 밝은 달을 읊조리는 정도라면 모를까,인간존재의 근원을 다루는데 어떻게 동양사상에 기대지 않을 수있어요” 오시인은 불교와 노장(老莊)철학은 물론,우리의 무속세계까지도 자신의 시적 영토로 아우른다.문제는 심오한 인생론과 우주론적인 성찰을 어떻게 서정의 그릇에 담아내느냐 하는 것.이를 위해 그는 “모더니즘적인 언어감각과 시어를 꾸준히 가꿔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대의 대표적인 서정시인으로 자리매김돼 있는 그는 사실 모더니즘 시인으로 출발했다.70년대 초까지는 과격한 실험시를 쓰기도 했다.처녀시집 ‘반란하는 빛’이 대표적인 예.그가 서정성의 세계로 돌아온 것은 70년대 후반들어서다.“전통적인 정서에 충실하다보니 이따금 고답적이라는 평을 듣기도 합니다.하지만 시의 본령은 서정성에 있는 것 아니겠어요” 서정주·박목월·유치환을 그가 가장 존경하는 시인으로 꼽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것으로 보인다.
- 시인 오세영은 ▲1942년 전남 영광 출생 ▲1965년 서울대 국문과 졸업 ▲1968년 ‘현대문학’에 추천 완료.추천작 ‘잠깨는 추상(抽象)’ ▲1970년 처녀시집 ‘반란하는 빛’출간 ▲1983년 시집 ‘가장 어두운 날 저녁에’로 제15회 시인협회상 수상.시론집 ‘서정적 진실’,평론집 ‘현대시와 실천비평’ 출간 ▲1985년 서울대 국문과 교수 부임.선시집 ‘모순의 흙’ 출간 ▲1986년 ‘그릇’ 연작시로 제1회 소월시문학상 수상 ▲1992년 ‘구룡사시편 겨울노래’로 제4회 정지용문학상 수상 ▲1995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버클리 캠퍼스에서 한국현대문학 강의 ▲1999년 제10시집 ‘벼랑의 꿈’ 출간 ▲현 서울대 국문과 교수김종면기자 jmkim@
1999-05-27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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