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그룹 개혁 실적을 보면

5대그룹 개혁 실적을 보면

백문일 기자 기자
입력 1999-04-28 00:00
수정 1999-04-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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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재벌개혁의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현대와 대우가 최근 추가적인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지만 지금까지의 이행실적을 보면 ‘불합격’이라는것이다.현대와 대우가 미흡했던 게 주요 원인이지만 5대 그룹의 지난해 말부채비율은 386%로 당초 목표치 320.1%에 크게 미달했다.

지난 1·4분기까지 자산매각과 외자유치 등 자구계획도 22조1,000억원으로목표 대비 81%에 그쳤다.올해 자구계획도 삼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3·4분기(SK)나 4·4분기(현대 대우 LG)에 몰려 개혁의지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헌재(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이 27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5대그룹의 재무구조개선 이행실적을 매월 점검하고 여의치 않으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절차를 밟겠다고 보고한 것도 재벌개혁이 구두선으로 끝날 가능성이있기 때문이다.

강제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강조한 것은 최근 한국금융연구원이 5대 그룹의 워크아웃 필요성과 즉각적인 경영권 박탈을 내용으로 하는 극비 보고서를 청와대에 제출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금감위는재계의 자율적인 합의로 추진되고 있는 자동차 석유화학 전자부문의 빅딜에도 불만이다.자기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느라 협상이 늦어지고 있다고 본다.삼성 현대 대우 등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당사자간 타결노력이 미흡하면 채권금융기관이 신규여신 중단이나 워크아웃으로 직접 처리하겠다고밝힌 것은 마지막 통첩임을 의미한다.

정부가 초(超) 강경수로 나온 것은 그룹별 실적이 미흡한 점도 있지만 한편으론 최악으로 치닫는 노사관계를 진정시키기 위한 ‘고단위 처방’이기도하다.근로자에게 고통분담을 요구하기에 앞서 재벌들이 모범을 보이지 않으면 정부로서는 노사정 합의를 일궈낼 명분이 약하기 때문이다.

금감위는 5대그룹의 상호지급보증 해소나 분사화 지배구조개선 등은 제대로 이행되고 있으나 부채비율 감축이나 자산매각 외자유치는 부진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현대는 외자유치 실적이 목표의 20.9%에 그쳤고 계열사 정리와 분사는 다른 그룹의 실적에 훨씬 못미쳤다.대우는 자본확충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고 자산매각 실적도 목표대비 36%에 불과했다.

삼성은 자산매각을 제외한 다른 부문의 재무구조개선 이행실적이 모두 목표치를 달성했으며 올해 자구노력 계획도 상반기에 50% 이상 집중돼 있어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LG는 계획대비 이행실적이 양호하나 자본확충과 외자유치 이행률이 86.5%,76.6%로 미달했다.SK는 구조조정 이행실적이 가장 양호했다.

금감위는 주채권은행들이 5대그룹 이행실적 점검에 소홀했다고 보고 보다적극적인 자세를 요구했다.

백문일기자 mip@
1999-04-2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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