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보된 경찰력 투입…진압보다 자진해산 유도

유보된 경찰력 투입…진압보다 자진해산 유도

입력 1999-04-26 00:00
수정 1999-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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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인 24일 또는 25일 서울지하철 노조원 4,500여명이 운동권 학생 등과함께 농성중인 서울대에 경찰력이 투입될 것이라는 소문이 꼬리를 물면서 24일중 노조원 2,000여명이 농성장을 이탈했다.

소문이 사실이 될 수도 있었다.고건(高建)서울시장은 24일 김기재(金杞載)행정자치부장관에게 경찰력 투입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장관은 즉시 경찰청장 등 경찰수뇌부와 서울대에 경찰력을 투입하는 방안을 협의했으나 ‘서울지하철 노조원과 운동권 학생 등 1만여명이 운집한 농성장을 진압하려면 최소한 경찰력 3만명 이상을 동원해야 할 뿐 아니라 만에 하나 불상사라도 생기면 노동계의 강경투쟁에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경찰력 투입을 유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경찰력을 투입할 듯이 심리적인 압박의 강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검찰의 고위 관계자도 서울지하철 노조의 파업이 이번주로 계획된 민주노총 산하 공공연맹의 2단계 총파업 및 금속연맹 사업장의 파업과 연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24일이나 25일중 서울대에 경찰력을 투입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25일이 ‘D-데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기도 했다.

그러나 25일 열린 당정회의에서는 경찰력 투입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으나 전체적인 무게의 중심은 ‘자진해산 유도’쪽으로 기운 느낌이다.

정부가 미복귀자에 대한 직권면직 시한으로 설정한 26일 새벽 4시가 다가오면서 복귀하는 서울지하철 노조원이 크게 늘어 조만간 지하철 정상운행도 가능하다는 판단이 경찰력 투입 유보에 결정적인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 기관사 500여명과 집행부가 농성중인 서울 명동성당의 경우 하루 식비 등 기본경비만 8,000여만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노조가 총파업을 단행하면서 준비한 파업기금 10억여원도 멀잖아 고갈될 것이라는 계산도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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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로를 열어주면서 압박을 가하겠다는 전략에도 불구하고 법질서를 현저하게 해치는 폭력사태 등이 빚어지면 경찰력이 투입될 수도 있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1999-04-2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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