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고시 편집실은 도심속 ‘요새’

국가고시 편집실은 도심속 ‘요새’

서동철 기자 기자
입력 1999-03-15 00:00
수정 1999-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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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한복판에 있어도 미국보다 더 먼 곳’ 국가고시 편집실을 두고 행정자치부 고시출제과 직원들 사이에는 이런 우스개가 오간다.외부와 완벽하게 단절된 공간이기 때문이다.

고시출제과는 행정고시,외무고시,기술고시,지방고시,9급 및 7급 공무원시험 등 각급 공무원 시험과 사법시험의 문제를 출제하고 관리한다.고시출제과사무실은 세종로 청사에 있다.실제로 출제 작업을 하는 편집실은 서울 종로구 창성동 합동청사에 따로 떨어져 있다.

직원들은 보통 국가고시가 치러지기 2주일 전에 편집실에 들어간 뒤 시험이 끝나는 날 오후에야 ‘풀려’나온다.올해는 모두 151일을 이곳에서 지내야한다.지난해는 146일을 ‘갇혀’있었다.휴일을 빼면 세종로청사에서 근무하는 시간보다 편집실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오히려 길다.

출제과 직원들에게는 또 하나의 가정이자 사무실이기도 한 편집실은 340평규모다.합동청사의 한 층을 모두 사용한다.편집실 안에는 먼저 출제위원들이 쓰는 심사실이 있다.이곳에는 출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3,000여권의 참고서적이비치되어 있다.또 직원들의 업무공간인 편집실,30만개의 문제카드가보관되어 있는 문제은행실,그리고 침실과 주방,휴게실 등 생활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편집실의 생명은 당연히 보안이다.일반전화는 아예 없다.유일한외부와의 통신수단은 세종로청사 사무실과 연결된 인터폰 1회선이다.편집실에 들어가려면 두개의 철문을 거쳐야 한다.바깥쪽 철문의 자물쇠를 열고 들어가도,안쪽에서 또 하나의 철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다.

편집실 안으로 한번 들어가면 사람이건,물건이건 시험이 끝날 때까지는 나오지 못한다.시험의 종류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보통 12명 안팎의 출제과직원과 문제지 인쇄를 맡은 업체직원 4명,그리고 이들의 건강을 책임질 주방아주머니 1명이 들어간다.

음식재료는 3∼4일에 한차례씩 밖에 있는 직원들이 공급한다.그러나 시험이 끝날 때까지는 쓰레기조차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서다.시험이 끝났다 해도 출제과장으로부터 일일이 검사를 받아야 나갈 수 있다.관련자료가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고시출제과 직원들은 2년반 정도마다 다른 부서로 자리를 옮긴다.어려운 근무여건을 간부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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徐東澈 dcsuh@
1999-03-1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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