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의사들 ‘열린 교육’호평

예비의사들 ‘열린 교육’호평

이지운 기자 기자
입력 1999-02-25 00:00
수정 1999-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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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의대 4학년 宋大勳씨(27)는 요즘 경기도 안성에서 거동이 불편하고형편이 어려운 농민들을 찾아다니며 건강 검진을 하고 치료도 해주고 있다.

병원비가 없거나 집안 일에 쫓겨 몸이 아픈데도 병원에 가지 못하고 있는 초로의 아주머니나 욕창을 앓고 있는 노인도 돌본다.

宋씨는 농민들을 돌보면서 가난한 환자의 건강을 찾아주는 의사의 보람을느끼고 있다.의료 혜택에서 소외되고 있는 계층이 도움을 받을 길이 없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한다.

연세대 의대 4학년생 150여명 모두가 지난 8일부터 宋씨처럼 ‘사회 배우기’에 한창이다.사회를 보는 안목과 이해를 넓혀 참된 의사를 만들기 위해 마련된 ‘특성화 선택과정’이라는 현장교육이다.이 교과과정은 실시 첫해인지난해부터 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학교측도 열린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계속 시행하기로 했다.

예비 의사들이 체험하고 있는 ‘삶의 현장’은 다양하다.몽골의 국립병원과 우리나라 지방의 농민병원 등 소외된 지역의 병원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진료한다.해외 선진 의료기관에서 실습할 기회도 있다.

법대 연구소와 변호사 사무소에서 생소한 법률을 접해보기도 하고 의료 선교단체,정부 부처,언론사에서 실습하는 학생들도 있다.

학생들은 관심분야 한 곳을 골라 8주동안 일하고 배우면서 2학점을 딴다.공부방과 실습실에 파묻혀 자칫 세상과 동떨어지기 쉬운 학생들이 의사가 되기 전에 세상을 배우는 것이다.

朴起德씨(27)는 의사들이 만드는 전문지 ‘청년의사’에서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의료계의 문제점을 바로잡자는 젊은 의사들의 활동에 매력을 느끼고있다.朴씨는 “종합병원 ‘3시간 대기 3분 치료’의 관행이 사라져야 의료서비스의 질이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면서 “공급자가 아닌 소비자의 눈으로 의료계를 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변호사 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는 趙辰慶씨(24·여)는 “의료 분쟁을 보면서열심히 일한 의사들이 의료소송에 휘말리는 것이 억울하다고 생각했지만 의료 판례를 공부하고 환자 입장에서 소장도 써보면서 환자들의 처지를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의과대 許甲範교수는 “현장학습이 목표를 뛰어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앞으로 더욱 활성화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1999-02-2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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