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지성’ 서울대 교수:4(공직 탐험)

‘한국의 지성’ 서울대 교수:4(공직 탐험)

서정아 기자 기자
입력 1998-11-16 00:00
수정 1998-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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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외 ‘자리’에 한눈 파는 교수 늘어/정치지향 교수엔 동료들 냉담/TV자주 나오는 탤런트 교수도 외면/총장직선제후 ‘보직’ 경쟁 치열

‘정치 교수’ ‘탤런트 교수’ ‘보직 교수’.교수 본연의 길과는 다른 길을 가는 교수들을 일컫는 말이다.서울대에는 이런 교수들이 유독 많다.지식인의 상징처럼 된 서울대 교수에 대한 각계의 유혹이 큰 탓이다.

정·관계로 진출하는 정치교수는 성격상 사회대에 집중한다.역작용으로 사회대 교수들의 정치교수에 대한 견제는 냉혹하다.지난해 경제학부 裵茂基 교수 사직사건이 대표적이다.정·관계 진출의 교수직 휴직을 허용한 교육공무원법이 96년 12월 국회를 통과한 다음인 지난해 3월 裵전교수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됐다.그러나 경제학부 교수들은 회의를 벌여 격렬한 토론끝에 한표차로 사표를 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었다.

비슷한 시기 자연대 權肅一 교수가 휴직하고 과기처장관으로 입각한 경우와는 대조적이었다.

李洪九 주미대사(전 총리·정치학과),李賢宰 전 총리(경제학과),趙淳 한나라당 명예총재(전 서울시장·경제학과),韓完相 전 부총리(사회학과),盧在鳳 전 총리(외교학과),金學俊 인천대 총장(전 의원·정치학과),崔昌圭 성균관장(전 의원·정치학과) 등 정·관계로 떠났던 사회대 교수들은 모두 학교로 돌아오지 못했다.

사회대 교수들이 정·관계진출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한 외교학과 교수는 “사회과학은 현실과 유리될 수 없다.현실과 학문세계를 접목하면 오히려 양쪽 모두 발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그동안 정·관계에서 일했던 교수들은 제나름의 영향력을 행사하기보다는 망신만 당한 경우가 많고,결국 ‘꿩먹고 알먹기’식의 자기 안위 살피기에만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5·6공때 많이 배출됐던 정치교수가 사회의 전문화로 줄어드는 반면,최근에는 ‘보직교수’가 극성이다.젊은 교수들은 보직을 피해 도망간다고 하지만,보직을 탐내는 교수들이 많다.보직에 앉으면 수업이 줄고,판공비가 따로 나오는 데다가 이름 알리기도 좋다.서울대의 경우 학장을 비롯,각종 처장,연구소장 등의 보직이 교수직의 3분의 1에 이른다.

총장 직선제가 되면서 보직경쟁은 전쟁이 됐다.총장이 선거운동에 참가한 교수들을 주요 보직에 전면 배치하는 관행이 생긴 탓이다.李基俊 교수의 새 총장 취임으로 주요 보직이 모두 바뀔 것이라며 술렁이는 분위기다.

한 법대 교수는 “일부 교수들이 보직을 감투로 생각해 경쟁이 심하다.과거 총장 임명제때는 정치권등에 얘기해 보직을 차지하더니,총장 직선제 이후에는 총장후보 사람이 돼 보직 따기에 혈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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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나 신문지상에 자주 나서 하나마나한 소리를 하는 ‘탤런트 교수’도 지탄대상이다.동료교수들의 경원과 함께 학생들로부터도 외면을 받는다.강의시간을 자주 비우고 시간 내내 잡담으로 일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공대 L모군은 “학점이 모자라 결석하고도 좋은 학점을 얻고 싶을 때나 탤런트교수들의 수강을 신청한다”고 말했다.<徐晶娥 seoa@daehanmaeil.com>
1998-11-16 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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