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자 표기 현실/김세중 국어硏 학예연구관(굄돌)

로마자 표기 현실/김세중 국어硏 학예연구관(굄돌)

김세중 기자 기자
입력 1998-11-16 00:00
수정 1998-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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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이름의 영어 표기를 보자. 경기대학교는 Kyonggi,경북대학교는 Kyungpook,경상대학교는 Gyeongsang다.같은 ‘경’이 Kyong,Kyung,Gyeong로 뿔뿔이 달리 표기되었다. ‘ㄱ’을 k로 하는 데,g로 하는 데로 갈리고,‘어’ 를 o로 하는 데,u로 하는 데,eo로 하는 데로 갈린다.

인터넷에서 위 학교들을 영어로 검색한다고 치자.(국내에서야 한글로 검색할 수 있지만 외국에서는 영어로만 된다.)‘경’을 어떤 로마자로 검색해야 할 지 누구나 망설이게 된다. 각 학교의 영어 이름을 미리 알고 있지 않는 한 이렇게도 해 보고 저렇게도 해 볼 수밖에 없다. 경우의 수가 복잡해 끝내 못 찾고 말 수도 있다.

위 예는 영문 표기를 사람마다 다른 방법으로 해서는 안 됨을 보여 준다. ‘ㄱ’이 늘 같은 글자로,‘어’도 늘 일정하게 표기되어야 함을 보여 준다. 그래야 정보 검색이 가능하다.

흥미로운 것은 위의 ‘경’은 현행 로마자 표기법에 따르면 Kyo˘ng이어서 어느 학교도 현행 표기법을 따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어디 학교뿐이랴. 삼성,현대,선경,효성 등 국내 굴지의 재벌기업 어느 하나 ‘어’를 o˘로 표기하지 않고 있으며 u로 표기하고 있다. 기업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사람의 성명 표기에서도 ‘어’를 u로 표기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현행 로마자 표기법은 적어도 사람 이름,회사명,학교명 등에서는 거의 완벽하게 무시되고 있으며 그 틈을 타고 체계적이지 않은,엉뚱한 방식에 따른 표기가 우후죽순처럼 나타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현행 로마자 표기법이 국제적으로 널리 통용되어 온 방법이라며 현행 표기법 고수를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지켜지지 않는 표기법을 언제까지 붙들고 있을 것인가? Kyong,Kyung,Gyeong이 난립하는 현실을 마냥 두고 볼 것인가?

1998-11-1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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