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독재 권력이 물러난 이후 관료,재벌,보수지식인과 기득권 집단이 뭉친 보수동맹이 우리 사회에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이들은 정보를 독점하고 전문지식으로 무장해 있으며,때때로 부패의 사슬로 뭉쳐 있다.보수동맹은 예전과 달리 사회개혁 요구와 그 정책에 대해 합리적 딴죽을 걸 지식과 인력동원 능력을 갖추고 있다.여기에 언론과 언론인 역시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다.
○언제까지 훈육만…
언론개혁에 대한 요구는 바로 이 지점에서 제기되는 것이다.그러나 누가 언론을 개혁할 것인가,무엇을 개혁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백화쟁명인 듯하다.군사독재 시절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가 언론개혁의 주체가 될 수 없음이 자명하고,시민운동에게 언론을 개혁할 수 있는 힘이 있을리 없다.언론자율에 맡겨 놓기에는 언론 자신이 권력기관이 되었기 때문에,새로운 걸 기대하기 어렵다.
무엇을 개혁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합의를 찾기 대단히 어렵다.언제 부도가 날지 모르는 신문이 대부분이고,올해 거의 모든 신문이 적자경영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하는데,무슨 개혁인가라는 주장부터 그렇기 때문에 신문시장을 정상화시키지 않으면 않된다는 주장까지 다양한 의견이 있다.그리고 오랜 권언유착으로 언론권력이 너무 비대하기 때문에 그것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신문개혁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첫번째 과제는 군림하는 언론을 종식시키는 일이다.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우리 신문은 청와대를 제외하고 거칠게 없다.(최근 광고 때문에 재벌에 대해 태도가 좀 달라졌지만) 정치인에 대해서 시민사회에 대해서 우리 신문은 훈육적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라니?”,“아직도 …인가” 등등 명령하거나 나무라는 투의 사설제목에서 보듯 나라의 운명을 걱정하고 나라의 나아갈 바를 사회 모든 부문에 가르치고자 한다.나라의 나아갈 바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와 견해를 차분히 전달하는 게 언론의 몫이지,스스로 어떤 방안을 가르치는 게 언론의 역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우리 언론은 언제나 독자들을 훈육하고자 한다.심지어 공직자의 사상검증까지 언론의 책무로 자임하는 신문도 있다.이건 정보와 토론을 제공함으로써 봉사하는 언론이 아니라 군림하는 언론인 것이다.
둘째,신문시장을 서둘러 정상화해야 한다.87년 이전까지 우리 신문은 정부의 특혜를 통해 성장했다.이후 과잉투자와 과당경쟁으로 세 개 정도의 중앙지만 살아남고,대부분 중앙지와 지역신문이 소멸할 위험에 처해 있다.신문시장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정부정책이 중요하다.신문을 정권적 이해를 위해 동원하려는 유혹을 뿌리치고,합리적 시장규제 정책을 엄격히 시행할 필요가 있다.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독과점 폐해를 규제하고 신문통계법과 공동판매제도 지원 등의 정책을 도입해야 하며,정책시행 과정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신문사를 겁내는 일이 없도록 확고하게 밀고 나가야만 한다.
○패배주의 극복이 중요
셋째,기자들이 취재보도 과정에서 자율성을 회복하는 일이다.IMF 지원체제이후 퇴직과 감원으로 사주의 전횡이 더욱 커지고 있고,기자들 사이에는 패배주의가 팽배해 있다는 게 필자의 느낌이다.이럴수록 사주와 경영진으로부터,정치권력과 광고주로부터 자율성을 확보하는 기자들의 집단적 노력이 중요하다.권력에 진출하기 위해 정권을 돕는 기자,신문사 안에서 출세하기 위해 사주에게 충성하는 기자가 활개치지 못하는 편집국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보수적이거나 진보적인 기자가 문제가 아니라 기회주의적 기자가 문제인 것이다.지사적인 기자도 전문기자도 모두 필요하다.이런 건 정부가 해줄 수도 독자가 해 줄 수도 없다.기자들 스스로 해결해야만 한다.군림하지 않고 독자에게 봉사하는 언론을 위해.<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언제까지 훈육만…
언론개혁에 대한 요구는 바로 이 지점에서 제기되는 것이다.그러나 누가 언론을 개혁할 것인가,무엇을 개혁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백화쟁명인 듯하다.군사독재 시절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가 언론개혁의 주체가 될 수 없음이 자명하고,시민운동에게 언론을 개혁할 수 있는 힘이 있을리 없다.언론자율에 맡겨 놓기에는 언론 자신이 권력기관이 되었기 때문에,새로운 걸 기대하기 어렵다.
무엇을 개혁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합의를 찾기 대단히 어렵다.언제 부도가 날지 모르는 신문이 대부분이고,올해 거의 모든 신문이 적자경영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하는데,무슨 개혁인가라는 주장부터 그렇기 때문에 신문시장을 정상화시키지 않으면 않된다는 주장까지 다양한 의견이 있다.그리고 오랜 권언유착으로 언론권력이 너무 비대하기 때문에 그것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신문개혁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첫번째 과제는 군림하는 언론을 종식시키는 일이다.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우리 신문은 청와대를 제외하고 거칠게 없다.(최근 광고 때문에 재벌에 대해 태도가 좀 달라졌지만) 정치인에 대해서 시민사회에 대해서 우리 신문은 훈육적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라니?”,“아직도 …인가” 등등 명령하거나 나무라는 투의 사설제목에서 보듯 나라의 운명을 걱정하고 나라의 나아갈 바를 사회 모든 부문에 가르치고자 한다.나라의 나아갈 바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와 견해를 차분히 전달하는 게 언론의 몫이지,스스로 어떤 방안을 가르치는 게 언론의 역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우리 언론은 언제나 독자들을 훈육하고자 한다.심지어 공직자의 사상검증까지 언론의 책무로 자임하는 신문도 있다.이건 정보와 토론을 제공함으로써 봉사하는 언론이 아니라 군림하는 언론인 것이다.
둘째,신문시장을 서둘러 정상화해야 한다.87년 이전까지 우리 신문은 정부의 특혜를 통해 성장했다.이후 과잉투자와 과당경쟁으로 세 개 정도의 중앙지만 살아남고,대부분 중앙지와 지역신문이 소멸할 위험에 처해 있다.신문시장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정부정책이 중요하다.신문을 정권적 이해를 위해 동원하려는 유혹을 뿌리치고,합리적 시장규제 정책을 엄격히 시행할 필요가 있다.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독과점 폐해를 규제하고 신문통계법과 공동판매제도 지원 등의 정책을 도입해야 하며,정책시행 과정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신문사를 겁내는 일이 없도록 확고하게 밀고 나가야만 한다.
○패배주의 극복이 중요
셋째,기자들이 취재보도 과정에서 자율성을 회복하는 일이다.IMF 지원체제이후 퇴직과 감원으로 사주의 전횡이 더욱 커지고 있고,기자들 사이에는 패배주의가 팽배해 있다는 게 필자의 느낌이다.이럴수록 사주와 경영진으로부터,정치권력과 광고주로부터 자율성을 확보하는 기자들의 집단적 노력이 중요하다.권력에 진출하기 위해 정권을 돕는 기자,신문사 안에서 출세하기 위해 사주에게 충성하는 기자가 활개치지 못하는 편집국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보수적이거나 진보적인 기자가 문제가 아니라 기회주의적 기자가 문제인 것이다.지사적인 기자도 전문기자도 모두 필요하다.이런 건 정부가 해줄 수도 독자가 해 줄 수도 없다.기자들 스스로 해결해야만 한다.군림하지 않고 독자에게 봉사하는 언론을 위해.<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1998-11-12 1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