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청사에 방 한칸” 여 공무원 작은 소망

“과천청사에 방 한칸” 여 공무원 작은 소망

서동철 기자 기자
입력 1998-06-29 00:00
수정 1998-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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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문화공간 신설요청 청사관리소서 “No”/여성담당관실 발끈… 복지문제차원 대응키로

‘지상의 방 한칸’.셋방을 구하기 위해 서울 근교를 헤매는 얘기를 담은 작가 朴榮漢의 80년대 후반 소설 제목이다.그런데 비슷한 일이 요즘 세종로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다.

줄거리는 이렇다.최근 행정자치부 여성담당관실이 여성 공무원의 각종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세종로 청사에 ‘평등 사랑방’을 만들기로 계획을 세웠다.과천 정부청사 여직원회 연합 趙珍姬 회장(보건복지부 사무관)이 이 소식을 듣고 과천청사에 ‘공동의 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요청했다.7월말 대전청사로 이사가는 통계청의 자료실을 쓰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과천청사는 각 부처 여직원회 회장들이 연합체를 만들어 서예는 공정거래위원회,종이접기는 재정경제부,상품포장은 환경부,수지침은 과학기술부,손뜨개는 건설교통부,메이크업은 보건복지부 하는 식으로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를 한곳에 모아서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였다.

지난 10일 열린사랑방 현판식이 열렸다.이 자리에는 행자부의 金正吉장관과 石泳哲차관이 참석했다. 黃仁子 여성담당관은 金장관에게 ‘공동의 장’문제를 조심스럽게 건의했다.金장관은 즉석에서 받아들였다.

정부청사관리소측도 “과천만의 문제겠느냐.세종로 청사에도 그런 공간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행자부 산하 정부청사관리소(소장 金浩吉)측은 그러나 “무슨 여성 공간이냐,그러면 흡연실과 남성휴게실도 만들어야 한다”고 일축했다.그러면서 “방을 달래려면 내부비품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관리는 누가 할 것인지를 분명히 해야 하지않느냐”며 ‘요건 미비’를 지적했다.“과천에는 청사가 모두 5동(棟)인데 한 동에 여직원 공간이 있으면 다른 동의 여직원들은 불편하니 해결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당장은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관리소측은 한편으론 장관 지시가 마음에 걸리는 듯 직원을 여성담당관실에 보내 “곧 정부조직 추가 개편이 있을 것이니 그 때 검토하자”고 달랬다.

여성담당관실은 즉각 반발했다.‘방 한칸’조차 만들지 못할 정도면 존립의가치가 없다는 극단적인 의견까지 제기됐다.가장 강경한 사람은 남성직원인 李炳述 사무관.그는 ‘처리 결과를 오는 7월15일까지 회신해달라’는 공문서를 최근 관리소에 보냈다.

여기서 해결이 안되면 차관이 주재하는 여성정책협의회에서 정식 거론할 작정이다.여성 문제에 대한 미온적 자세를 공문서와 회의록에 남겨 ‘역사의 심판’을 받게 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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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여성 공무원들은 ‘지상의 방 한칸’은 아직도 이루어지기 힘든 꿈인 것 같다.<徐東澈 기자 dcsuh@seoul.co.kr>
1998-06-2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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