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계획 다시 정비하라(사설)

도시계획 다시 정비하라(사설)

입력 1998-06-19 00:00
수정 1998-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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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계획구역으로 지정되고 60년 가까이 집행되지 않은 사유지도 있다는 서울신문 18일자(19면)보도는 충격을 넘어 분노마저 일게 한다.조선총독부 시절인 1940년 공원부지로 지정된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9,000여평 땅 주인 K씨는 체육시설이라도 만들어 활용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하고 매년 300만원에 이르는 종합토지세를 꼬박꼬박 물어야 했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행정 당국이 시민에게 이토록 엄청난 재산상 피해를 주고도 이에 관한 구체적인 관련 공문서들이 없다는 점이다.최근에야 10년 주기로 공문서를 없애도록 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 주기가 5년이어서 어떤 계획으로 도시계획구역으로 지정됐는지 등에 관한 구체적인 기록이 전무한 상태다. 따라서 지금의 행정기관은 예산부족 타령만 할 뿐 보상이나 도시계획구역 해제 등 구체적인 문제해결에 관해서는 관심조차 없는 실정이다.

전국적으로 도시계획구역으로 묶인 땅은 모두 2,841㎢나 되며 이 가운데 미집행 면적은 46%인 1,302㎢에 이른다.이 가운데 10년 이상된 땅이 27%,20년 이상 24%이며 30년 이상된 곳도 7.2%나 된다고 한다.이 땅을 모두 보상해주고 계획대로 공원이나 도로,유원지 등을 만들 경우 드는 예산은 무려 258조원이나 되는 천문학적인 액수다.서울시만 하더라도 장기 미집행 사유지가 61㎢나 되며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소요되는 예산은 모두 17조원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예산반영은 제대로 할 수 없는 입장이다. 지난 40년대 그린벨트를 세계 최초로 설정한 런던시가 장기간에 걸쳐 해당지역 토지 소유주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준 뒤 집행한 것과 너무 대조적이다.공익을 위해 사유재산권을 제한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 처럼 이렇게 장기간에 걸쳐 방치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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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인 문제는 개인의 재산권을 명백하게 침해하고 있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전혀 없다는 데 있다. 도시계획구역으로 일단 지정되면 계획대로 집행되지 않더라도 몇십년동안 그대로 묶여있는 동안 겪어야하는 서민들의 고통은 아랑곳 없다는 태도다.도시계획구역으로 지정된 뒤 20년이 지나면목적 타당성이 없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그렇다면 이런 땅은 주인이 마음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제해야 마땅하다.5년마다 시설의 필요성을 재검토하도록 한 개정 도식계획법이 국회에 넘어간 뒤 낮잠만 자고 있는 사실도 한심하다.국민을 위하는 행정과 정치가 되도록 노력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

1998-06-19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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