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향민들,鄭周永씨 訪北 눈물의 전송

실향민들,鄭周永씨 訪北 눈물의 전송

조현석 기자 기자
입력 1998-06-17 00:00
수정 1998-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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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행길 소떼 한없이 부럽기만…/남북교류 물꼬 트여 고향 갈날 빨리왔으면/통일대교까지 나와 태극기 흔들며 눈시울

“북으로 가는 소떼를 보고 너무 부러워 순간적으로 소가 되고 싶었습니다”

16일 鄭周永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소떼의 북한행을 지켜본 황해도 도민회 金成在 총장(75)의 감회다.金총장은 지난 47년 부모님과 형님을 고향인 황해도 장연에 두고 혼자 월남했다.

鄭 명예회장의 방북을 바라본 실향민들의 마음은 金총장과 같았다.금의환향(錦衣還鄕)하는 鄭 명예회장을 진심으로 축하하면서 소가 되어서라도 북녘의 고향 땅을 밟아 보기를 바랬다.

鄭 명예회장의 고향인 강원도 통천군의 명예군수 劉承鎬씨(67)는 “우리가직접 방문한 것처럼 기쁘다”면서 “鄭 명예회장에게서 꿈에도 그리던 고향소식을 전해들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고 덧붙였다.

강원도 미수복중앙도민회 사무국장 南宮珊씨(65)는 “죽기 전에 고향에 한번 가보는 것이 모든 실향민의 꿈인데 두번째 고향을 방문하는 鄭 명예회장이 무척 부럽다”면서 “남북교류의 물꼬가 트여 자유롭게 고향을 방문할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남 순천이 고향인 兪亨穆씨(65·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는 “한동네에 살았던 친척들의 생사를 확인하려 했지만 허사였다”면서 “鄭 명예회장의 북한 방문이 이산가족들의 만남을 여는 시발점이 됐으면 한다”고 희망했다.兪씨는 “물고기를 잡던 기억이 생생한 고향의 개울에 형님의 손을 잡고 다시 가보는 게 마지막 소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임진각에서 열린 鄭 명예회장 환송 행사에도 수많은 실향민들이 나와 향수를 달랬다.일부 실향민들은 “가서 잘 살아야 된다”면서 소의 등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흘렸다.통일대교 입구까지 따라가 북한으로 넘어가는 鄭 명예회장 일행과 소떼를 향해 대형 태극기를 흔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황해도 연백이 고향인 兪雄錫씨(63·상업)는 “아직도 꿈 속에서 고향 집과 어머니의 모습이 어른거린다”면서 “하루 빨리 통일이 돼 고향 땅을 밟아 보는 것이 소원”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趙炫奭 朴峻奭 기자 hyun68@seoul.co.kr>
1998-06-1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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