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화로 재현한 우리옷 90점/철저한 고증통해 왕∼기생복식 망라
“우리 사극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철저한 신분사회였던 조선시대에 왕만 입을 수 있던 옷을 사대부가 입고 있다거나,장군이 위엄을 부리기 위해 특별한 장소에서만 착용하던 갑주같은 것을 평소에 입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그림책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선화공주의 아버지인 신라왕이 태종 이방원이나 입었음직한 곤룡포를 입고 나오는 등의 예가 허다합니다” 한국화가 동강 권오창씨(51)가 조선시대 우리 옷 90여점을 신분별로 구분해 전통화로 재현한 책 ‘인물로 보는 조선시대 우리 옷’(현암사)을 펴냈다. 예로부터 많은 화목(畵目)중에 “인물 그리기가 가장 어렵다”고 했다. 권씨는 그중에서도 특히 종합적인 구성능력이 필요한 역사 인물의 영정만을 고집스레 그려온 전통인물화가다.92년부터는 정부의 표준영정제작작가로 활동,설총·김부식·정도전·이지함 등의 영정을 그렸다.이책에서는 왕의 법복인 면복(冕服)과 일상복인 익선관포에서부터 과거급제자가 삼일유가(三日遊街)할 때 입는 앵삼,제례 춤인 일무(佾舞)를 출 때 입는 일무복,진연(進宴)에 나가던 기생이 입던 여령복(女伶服)에 이르기까지 당시의 복식을 철저한 고증을 통해 재현해냈다.
“조선왕조는 중국보다 엄격한 신분사회로 예교문화가 꽃을 피웠던 시기였습니다.신분질서를 유지하는 데 복식은 가장 중요한 요소였지요.‘경국대전’ 등의 법전과 국가의 예식을 규정한 ‘국조오례의’등의 예전은 일종의 기본법이었습니다.법전과 예전에는 왕에서 중인까지 신분과 계급에 따라 엄격하게 복식이 정해져 있었습니다” 나아가 신분에 따라 사(紗)·라(羅)·릉(綾)·단(緞)·기(綺)·초피(貂皮) 등 옷감의 사용이나 승수(升數)·무늬까지 엄히 제한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우리의 전통 인물화는 뒤에서 색깔을 칠하는 복채(伏彩) 혹은 배채(背彩)기법을 사용해 발색효과가 뛰어납니다.우리 고유의 원단 같은 아주 선명한 색상을 얻을 수 있지요.전통 초상화가 사진에 밀려 맥을 추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권씨는 전통적인 한국화의 인물화기법을 그대로 지키면서 당시의 복식화를 그리느라 꼬박 8년의 세월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번 작업을 통해 왕실복식의 권위와 화려함,민속복식에 나타난 실용성과 민족적 특성,무엇보다 선인들의 창조성과 미학적 깊이에 새삼 자긍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는 책 출간에 맞춰 덕수궁 궁중유물전시관에서 ‘조선시대 궁중복식 회화전’(6월21일까지)을 열고 있다.<金鍾冕 기자>
“우리 사극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철저한 신분사회였던 조선시대에 왕만 입을 수 있던 옷을 사대부가 입고 있다거나,장군이 위엄을 부리기 위해 특별한 장소에서만 착용하던 갑주같은 것을 평소에 입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그림책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선화공주의 아버지인 신라왕이 태종 이방원이나 입었음직한 곤룡포를 입고 나오는 등의 예가 허다합니다” 한국화가 동강 권오창씨(51)가 조선시대 우리 옷 90여점을 신분별로 구분해 전통화로 재현한 책 ‘인물로 보는 조선시대 우리 옷’(현암사)을 펴냈다. 예로부터 많은 화목(畵目)중에 “인물 그리기가 가장 어렵다”고 했다. 권씨는 그중에서도 특히 종합적인 구성능력이 필요한 역사 인물의 영정만을 고집스레 그려온 전통인물화가다.92년부터는 정부의 표준영정제작작가로 활동,설총·김부식·정도전·이지함 등의 영정을 그렸다.이책에서는 왕의 법복인 면복(冕服)과 일상복인 익선관포에서부터 과거급제자가 삼일유가(三日遊街)할 때 입는 앵삼,제례 춤인 일무(佾舞)를 출 때 입는 일무복,진연(進宴)에 나가던 기생이 입던 여령복(女伶服)에 이르기까지 당시의 복식을 철저한 고증을 통해 재현해냈다.
“조선왕조는 중국보다 엄격한 신분사회로 예교문화가 꽃을 피웠던 시기였습니다.신분질서를 유지하는 데 복식은 가장 중요한 요소였지요.‘경국대전’ 등의 법전과 국가의 예식을 규정한 ‘국조오례의’등의 예전은 일종의 기본법이었습니다.법전과 예전에는 왕에서 중인까지 신분과 계급에 따라 엄격하게 복식이 정해져 있었습니다” 나아가 신분에 따라 사(紗)·라(羅)·릉(綾)·단(緞)·기(綺)·초피(貂皮) 등 옷감의 사용이나 승수(升數)·무늬까지 엄히 제한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우리의 전통 인물화는 뒤에서 색깔을 칠하는 복채(伏彩) 혹은 배채(背彩)기법을 사용해 발색효과가 뛰어납니다.우리 고유의 원단 같은 아주 선명한 색상을 얻을 수 있지요.전통 초상화가 사진에 밀려 맥을 추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권씨는 전통적인 한국화의 인물화기법을 그대로 지키면서 당시의 복식화를 그리느라 꼬박 8년의 세월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번 작업을 통해 왕실복식의 권위와 화려함,민속복식에 나타난 실용성과 민족적 특성,무엇보다 선인들의 창조성과 미학적 깊이에 새삼 자긍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는 책 출간에 맞춰 덕수궁 궁중유물전시관에서 ‘조선시대 궁중복식 회화전’(6월21일까지)을 열고 있다.<金鍾冕 기자>
1998-05-1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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