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봉사활동/정진성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굄돌)

아름다운 봉사활동/정진성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굄돌)

정진성 기자 기자
입력 1998-03-30 00:00
수정 1998-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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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동네라면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한 신부가 거리에 버려진 사람들을 돌보고자 만든 조그마한 집이,많은 사람들의 손길을 받으며 그야말로 하나의 동네를 이룬 곳이다.구걸할 수도 없는 지체부자유자들과 버림받은 어린이·노인들이,자기를 잊고 헌신하는 성직자와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그곳에서 살아간다.

이곳에는 또 많은 사람들이 휴일에 방문해 봉사하고 삶을 배운다.얼마전 주일을 이용해 식구들과 함께 꽃동네를 찾았다가 식사준비를 돕고 설거지와 청소를 하는 대학생 한무리와 마주쳤다.더욱 인상적인 것은 엄마 손에 이끌려 온 반항기 가득한 청소년이 지체부자유자들의 식사를 돕는 모습을 간혹 본다는 점이다.

다른 어떤 설교와 학습보다도,어려운 삶과 그들을 부축하는 봉사활동을 직접 보는 것은 방황하는 마음을 돌이키는 데 큰 힘이 될 듯했다.알고 보니 문제를 겪는 청소년들에게 신부가 상담을 해주기도 했다.글자 그대로 서로 하나가 되어 돕고 도움을 받는 모습이었다.

우리 주변에는 작은 꽃동네가 적지 않다.알려지지 않은만큼 도움의 손길도 적어 운영에 어려움이 크다고 한다.지방자치기관이나 교육청에서 양로원·부랑자시설에 그 지역 중고교를 연결해 주면 어떨까.

어려운 사람들은 따뜻한 손길을 맛볼테고,학생들은 봉사활동 점수를 얻느라 여기저기 기웃거리지 않아도 되리라.청소년들은 ‘남을 위해주는’기쁨을 배울 것이며,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흔들리는 학생에게도 훌륭한 삶의 학습터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정부와 시민이 함께 이루어가는 이런 작은 실천은,아직도 복지제도를 제대로 정비하지 못한 우리 현실에서 삶을 더욱 따뜻하게 만드는 기회가 될 것이다.
1998-03-3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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