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회 크로스보팅/김재영 워싱턴 특파원(오늘의 눈)

미 회 크로스보팅/김재영 워싱턴 특파원(오늘의 눈)

김재영 기자 기자
입력 1998-02-28 00:00
수정 1998-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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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야당이 ‘똘똘 뭉쳐’ 총리인준을 반대하는 바람에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 새 정부가 출발선에서 헤매고 있는 사실은 미국에도 잘 알려졌다.미국도 야당인 공화당이 의회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여소야대 상황이다.

힘센 미국의 공화당 역시 똘똘 뭉쳐 행정부를 견제하는 통에 클린턴 대통령은 틈만 나면 당파적 정쟁을 삼가고 초당적으로 협력해줄 것을 호소한다.그러나 미국 대통령이나 행정부는 거대야당에게 소속의원들이 ‘크로스보팅’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부탁같은 것은 않는다.정해진 당론이 엄연히 있더라도 의원은 여기에 꼭 묶이지 않고 당론과 반대되는 쪽에 자유로이 투표할수 있는 크로스보팅은 미 의회의 상식이자 초석이기 때문이다.한국에선 당론을 무시하고 개별적으로 투표를 하면 반란표라 하여 벌집쑤시듯 한다.그러나 미국에서는 일년 회기중 한국식 반란표를 한번도 던지지 않은 ‘이상한’ 의원은 단 한명도 없으며,반란표가 없는 투표는 신문에 날 만큼 ‘이상한’ 투표인 것이다.

미 의회는 지난 한해동안 의원이 자기 이름을 대고 가부를 통보하는 기명·출석투표(롤콜)를 하원 633회,상원 298회씩 실시했다.이중 한쪽 당의 과반수가 찬성하면,다른쪽 당의 과반수가 반대한 당론 대결투표는 각각 319회,150회로 모두 50%선이었다.기명투표의 반 정도가 표의 당적 구성이 섞여 당론을 도대체 읽을 수 없었다는 말이다.당론대결 투표에서 한번도 반란표를 던지지 않은,즉 당론 투표율 100% 의원은 여,야 상,하원 535명 중 한명도 없다.최고 골수분자 9명만 단 1번 반란에 그쳤을 뿐 그외 의원들은 2번에서 77번에 이르는 반란표의 ‘도사’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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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론 대결투표에서 한쪽 당 전원이 표를 결집한 예는 드물지 않지만 이때 상대방마저 죽어라고 반대쪽으로 ‘똘똘 뭉쳐’ 의회가 반으로 분단돼 버린 투표는 한번도 없었다.여야별 찬반투표 기록에서 ‘0’숫자가 두번이나 나오는 예는 없다는 말이다.미 의회의 반란표 ‘상시’화 현상은 숫적으로 분명 열세인 민주당이 당론대결 투표에서 이긴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는 사실이다.민주당은 하원 당론대결 319회 투표중 58회,상원 150회중 46회이나다수당인 공화당을 물리쳤다.물론 공화당 의원의 반란표,크로스보팅 덕분이다.

1998-02-2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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