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택시비/황병선 논설위원(외언내언)

개구리 택시비/황병선 논설위원(외언내언)

황병선 기자 기자
입력 1998-02-14 00:00
수정 1998-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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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자가 객지에서 제일 먼저 접하게 되는 것이 택시다.또 첫번째로 골치 아프게 만드는 것이 택시요금 계산인 경우가 많다.

후진국에선 바로 코앞의 목적지를 휘휘 둘러가거나 되는대로 불러대는 바가지 요금의 피해를 당하기 십상이다.그렇다고 선진국 택시라 해서 외국인 여행객에게 마음 편한 존재만은 아니다.

한때 우리도 시행을 검토했던 화물·승객할증제를 택하고 있는 영국 프랑스 싱가포르 등지에서 몇사람이 함께 택시를 탈 경우 요금이 비싼데다 계산도 복잡해 어쩐지 손해를 본듯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미국은 택시비가 우리의 세배가 넘게 비싼데다 팁까지 주어야 하니 미터기 숫자가 올라갈 때마다 가슴이 울렁울렁 할 지경이다.더구나 수도 워싱턴 같은 곳은 구간요금제라는 묘한 시스템을 채택한 택시가 많아 여행자를 더욱 헷갈리게 한다.

아예 미터기는 없고 서울의 구단위로 나눠놓은 듯한 시내지도에 따라 몇구간 지나왔느냐로 요금을 계산하는데 신통하게도 요금 시비가 벌어지는 일은 드물다.완전 호출제를 시행하는 독일의 경우 거리에서 빈 택시를 잡아도 서지를 않는다.관공서나 박물관 경비실,식당 카운터에 부탁하면 바로 불러주는데 호출 추가비용이 붙는다.이웃 일본에선 최근 택시요금 자율화로 근거리 손님 요금을 절반으로 할인해 주는 ‘가격 파괴’ 경쟁이 한창이다.

각국 택시의 운행실태와 요금계산법은 천태만상이지만 공통점은 친절하고 필요시 언제나 탈 수 있으며 요금이 우리의 2∼3배 가량 비싸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택시요금을 23%나 올려주기로 했다.서비스는 한참 떨어지지만 요금만은 국제수준 가까이로 끌어 올리자는 것인지 모르겠다.그러자 정작 환영해야 할 택시기사와 노조가 인상에 반대하고 나서는 진풍경이 빚어졌다.IMF 한파로 절반 가까이 감소한 승객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사납금만 늘어 회사만 즐겁게 된다는 주장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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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값 인상 등으로 요금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이달부터 시행키로 했던 택시기사 월급제 실시로 택시사업을 정상화하는 것이 우선 과제일 것이다.IMF체제의 불경기를 맞은 김에 7만대 택시를 계속 값싼 대중교통 수단으로 가져갈 것인지,아니면 ‘1회용 자가용’으로 고급화할 것인지 하는 오랜 숙제를 풀어버리는 것이 좋다.그래야 불친절,합승,난폭운전 등 한국 택시의 국제적 악명이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1998-02-1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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