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유통시장에 IMF 한파/거래끊기고 고금 수집마저 안돼

금 유통시장에 IMF 한파/거래끊기고 고금 수집마저 안돼

박희준 기자 기자
입력 1998-01-20 00:00
수정 1998-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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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유통시장이 얼어붙었다.금모으기 운동의 확산으로 고금 수집이 되고 있지 않는 데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한파로 수요가 완전히 실종했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 2만여 귀금속 업체는 수요감소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지난 해 말부터 시작된 금모으기 운동으로 금가락지 등 고금의 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다 수입신용장(L/C) 개설이 되지 않아 수입금공급도 시원찮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국내 금은 LG금속과 고려아연 등 2개업체가 구리와 납광석의 제련에 따른 부산물로 생긴 금을 주로 공급해 왔다.LG금속의 경우 연간 4∼5t의 금을 부산물로 얻어 온산공장과 부산,서울 트윈타워의 매장을 통해 도매업체들에게 공급하고 있다.두 업체를 합해봐야 연간 국내 공급량은 10t을 밑돈다는 게 업계의 견해다.

통상산업부에 따르면 국내 금수요는 산업용(반도체,치과용,금분) 14t과 장신구용 137t등 총 150t.하지만 귀금속 업계는 200t정도로 보고 있으나 정확하지는 않다.턱없이 모자라는 금은 고금과 밀수금으로 충당된다는 게 업계의 통설이다.그간 연간 1t정도를 국내에 공급해왔던 영풍광업의 충북 음성의 무극광산은 최근 문을 닫았다.

금도매업체인 남양금은의 인현각사장은 “국내 금의 공급은 대기업에 입찰해서 받아오는 입찰금과 밀수금으로 이뤄지고 있고 비율은 3대 7정도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밀수금이 많은 것은 금괴형태로 수입되는 금에 관세 3%와부가세 10%등 13.3%의 세금 이 붙기 때문에 잘만하면 대단한 시세차익을 볼수 있다.

금도매상은 LG금속 등으로부터 20∼30㎏단위로 물량을 받아와서 전자산업체나 도금업체 등에 납품하기도 하고 전국 2만여 산매 금은방에 공급하고 있다.금도매상은 전국에 약 40여곳.대부분 서울 종로3가와 4가 명동 등지에 밀집해 있다.(주)대우나 SK,삼성물산 등 종합상사들도 금을 수입하고 있으나 환차익을 노리고 제 3국에 곧바로 수출하고 있어 실제로 국내에 반입하지는 않는다.

금모으기 운동을 통해 지난 16일까지 약 1억6천만달러(16t)가 수출됐다.외환부족 극복에 일등공신이 될 공산이 높지만 귀금속업계는 매서운 삭풍과 다름없는 소식이다.IMF한파로 경기가 죽은 데다 그나마 조금씩 거래되던 고금조차 금모으기 운동으로 씨가 말라버렸기 때문이다.인사장의 하소연이다.

남궁탁 한국귀금속보석기술합회 사무국장은 “금유통시장의 질서를 바로잡고 밀수를 없애기 위해서는 원자재로 수입되는 금의 무관세화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박희준 기자>
1998-01-2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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