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추천입학제의 성과(사설)

서울대 추천입학제의 성과(사설)

입력 1997-12-04 00:00
수정 1997-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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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98학년도 입시에서 처음 실시한 교장추천 입학 전형의 예비합격자 명단이 발표됐다.아직 최종합격자가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예비합격자 명단은 교장추천 입학 전형의 취지가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학력 위주의 학생 선발 제도에서 벗어나 전인적 자질을 갖춘 학생을 찾아내고 불리한 교육여건을 지닌 지방 학생들에게 폭 넓게 입학기회를 제공한다는 애초의 목적에 어느 정도 접근한 것이다.

총 348명의 예비합격자 명단을 들여다 보면 서울 지역 고등학교 졸업생보다 지방출신 학생들의 합격률이 더 높다.서울 지역은 지난 3년간 정시모집 합격률(42.3%)에 크게 못미치는 26.4%의 합격률을 기록했다.반면 전북의 경우 정시모집 합격률(3.8%)을 훨씬 웃도는 6.0%의 합격률을 보이고 있다.

전체 응시고교 901개교중 301개교가 합격생을 냈는데 그중 56개교는 최근 3년동안 한번도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하지 못한 학교들이다.또 대전의 한 학교는 개교 이래 처음 합격생을 내기도 했다.기왕의 입시제도 아래서는 서울대 합격생을 내지 못했던 학교들이 교장 추천 입학전형을 통해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한 것이다.

이런 결과는 성적 위주로 학생들을 줄세우는 기존 입시제도의 문제점이 교장 추천 입학제도를 통해 보완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서울대가 앞으로 새로운 제도에 의한 선발인원을 더욱 늘리고,합격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수능점수의 하한선을 낮추어 이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대학입시로 왜곡된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점들이 해결될 수도 있다고 본다.

서울대가 이번에 새로운 전형방법으로 선발한 학생수는 전체신입생(4천910명)의 8%도 안된다.또 수능성적이 전국 상위 10%이내에 들어야 한다는 조건은 전국 1천800여 고교중 8백여 고교를 처음부터 배제하는 것으로 폭넓은 입학기회의 제공이라는 본래 취지에 어긋난다.입학후 학교 수업을 따라갈 수 없는 학생을 선발할 수는 없겠지만 수능성적 제한을 좀더 낮출수 있다고 본다.

서울대는 이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국의 각 지역에 균등한 기회를 주는 지역 할당제를 도입하는 것도 검토해볼만 하다.서울대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립대학으로서,온 국민의 대학이기 때문이다.
1997-12-0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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