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들 외면하는 소설물서 6개월만에 100만부 돌파/초유의 베스트셀러 떠올라/무명 프레이저의 처녀작/남북전쟁 무대/내셔널 북 소설부문 수상
‘추운 산’(콜드 마운틴)이란 소설이 올 미국 출판시장의 신데렐라로 커다란 부러움을 사고 있다.
출판계가 부러워하는 것은 결국 베스트 셀러일텐데 이 소설은 못해도 일년에 두서너 권씩은 꼭꼭 나오는 ‘예상외로’ 아주 잘 팔리는 책 수준을 훌쩍 뛰어 넘는다는 데서 진짜 신데렐라 같은 인상을 심어준다.즉 미국 출판계의 기존 상식에 의거하자면 ‘절대 잘 팔릴 수 없는’ 책이 엄청난 기세로 팔려 지금껏 최대라는 역사적 기록까지 세울 것으로 전망되는 것이다.
이 책은 다른 나라도 그렇지만 문화 상업주의가 판치고 즉물적인 오락흥행이 승승장구하는 미국에서 특히나 잘 안 팔리는 본격 소설이다.추운 산은 대략 권당 30달러 선인 신작 하드커버로 4만부만 팔려도 대성공일 것으로 출판사가 점치는 가운데 지난 6월 발매에 들어갔다.그런데 반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1백만부 돌파를 앞두고 있고 이 소설을 출판한 애틀랜틱 먼슬리는못해도 1백50만부 하드커버 판이 팔릴 것으로 전망한다.‘순수 문학’소설이 이렇게까지 많이 팔린 예는 미국에서 여태껏 없다.하드커버 다음에 나오는 10달러 미만인 페이퍼백 염가판은 하드커버보다 몇배나 더 많이 팔리게마련이다.기존 상식에서 ‘추운 산’이 잘 팔릴수 없다고 여겨진 이유는 첫째 이책은 말 그대로 무명인 찰스 프레이저란 작가의 처녀작이고 둘째 출판사나 작가나 베스트 셀러 만들기 홍보작전을 할 돈도 마음도 없었다는 것.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남북전쟁을 무대로 하고 있지만 이 소설이 보통 독서인의 구미를 당길 전쟁 장면이나 흥미 있는 플롯도 별로인 아주 밋밋한 내용이란 점 때문에 이 책은 애초부터 베스트 셀러 후보가 될 수 없었다.
작가가 전해오는 조상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소설화했다는 ‘추운 산’은전쟁에서 지고 부상당한 남부 병사가 병원에서 몰래 빠져나와 혼자 고생을 겪으며 고향으로 돌아오는 이야기로 구성은 간단하다.고향에는 주인공의 약혼자가 기다리고 있고 이 여자도 전쟁을 통해강인하고 독립적인 여성으로 변모하는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이후 최고로 인기 있는 남북전쟁 소설이 된 이 책은 그러나 극적인 장면이 드문 성장소설이라 할 수 있다.
소설의 무대인 노스 캐롤라이나 토박이인 작가 프레이저는 대학에서 영문학을 가르치는 교사였으나 7년전 40살때 회계학 전공의 대학 교수인 부인의 권고로 집에 들어앉아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이 소설은 일주일전 미국에서 플리처 상과 어깨를 겨루는 ‘내셔널 북’ 심사에서 뛰어나고,유명한 작가인 돈 드릴로의 ‘언더월드’를 물리치고 소설부문 상을 차지했다.후보작가들이 다 모인 가운데 전격 발표되는 시상식에서 프레이저는 부인에게 공을 돌렸다.
소설내용으로 보나 홍보작전으로 보나 베스트 셀러가 된 것이 미국 실정에서 신델레라 격인데 여기에 직장을 그만두고 남편에게 ‘소설이나 쓰라고’ 부인이 먼저 말을 했다는 것 역시 드문 ‘베스트’ 감이라고 미 언론들은 말하고 있다.<워싱턴=김재영 특파원>
‘추운 산’(콜드 마운틴)이란 소설이 올 미국 출판시장의 신데렐라로 커다란 부러움을 사고 있다.
출판계가 부러워하는 것은 결국 베스트 셀러일텐데 이 소설은 못해도 일년에 두서너 권씩은 꼭꼭 나오는 ‘예상외로’ 아주 잘 팔리는 책 수준을 훌쩍 뛰어 넘는다는 데서 진짜 신데렐라 같은 인상을 심어준다.즉 미국 출판계의 기존 상식에 의거하자면 ‘절대 잘 팔릴 수 없는’ 책이 엄청난 기세로 팔려 지금껏 최대라는 역사적 기록까지 세울 것으로 전망되는 것이다.
이 책은 다른 나라도 그렇지만 문화 상업주의가 판치고 즉물적인 오락흥행이 승승장구하는 미국에서 특히나 잘 안 팔리는 본격 소설이다.추운 산은 대략 권당 30달러 선인 신작 하드커버로 4만부만 팔려도 대성공일 것으로 출판사가 점치는 가운데 지난 6월 발매에 들어갔다.그런데 반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1백만부 돌파를 앞두고 있고 이 소설을 출판한 애틀랜틱 먼슬리는못해도 1백50만부 하드커버 판이 팔릴 것으로 전망한다.‘순수 문학’소설이 이렇게까지 많이 팔린 예는 미국에서 여태껏 없다.하드커버 다음에 나오는 10달러 미만인 페이퍼백 염가판은 하드커버보다 몇배나 더 많이 팔리게마련이다.기존 상식에서 ‘추운 산’이 잘 팔릴수 없다고 여겨진 이유는 첫째 이책은 말 그대로 무명인 찰스 프레이저란 작가의 처녀작이고 둘째 출판사나 작가나 베스트 셀러 만들기 홍보작전을 할 돈도 마음도 없었다는 것.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남북전쟁을 무대로 하고 있지만 이 소설이 보통 독서인의 구미를 당길 전쟁 장면이나 흥미 있는 플롯도 별로인 아주 밋밋한 내용이란 점 때문에 이 책은 애초부터 베스트 셀러 후보가 될 수 없었다.
작가가 전해오는 조상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소설화했다는 ‘추운 산’은전쟁에서 지고 부상당한 남부 병사가 병원에서 몰래 빠져나와 혼자 고생을 겪으며 고향으로 돌아오는 이야기로 구성은 간단하다.고향에는 주인공의 약혼자가 기다리고 있고 이 여자도 전쟁을 통해강인하고 독립적인 여성으로 변모하는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이후 최고로 인기 있는 남북전쟁 소설이 된 이 책은 그러나 극적인 장면이 드문 성장소설이라 할 수 있다.
소설의 무대인 노스 캐롤라이나 토박이인 작가 프레이저는 대학에서 영문학을 가르치는 교사였으나 7년전 40살때 회계학 전공의 대학 교수인 부인의 권고로 집에 들어앉아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이 소설은 일주일전 미국에서 플리처 상과 어깨를 겨루는 ‘내셔널 북’ 심사에서 뛰어나고,유명한 작가인 돈 드릴로의 ‘언더월드’를 물리치고 소설부문 상을 차지했다.후보작가들이 다 모인 가운데 전격 발표되는 시상식에서 프레이저는 부인에게 공을 돌렸다.
소설내용으로 보나 홍보작전으로 보나 베스트 셀러가 된 것이 미국 실정에서 신델레라 격인데 여기에 직장을 그만두고 남편에게 ‘소설이나 쓰라고’ 부인이 먼저 말을 했다는 것 역시 드문 ‘베스트’ 감이라고 미 언론들은 말하고 있다.<워싱턴=김재영 특파원>
1997-11-28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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