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런던대학에서 내가 한국 어문학을 강의하던 시절에,영국신문을 읽으면서,그 나라 총리나 장관을 신문에서 말할때 관직명칭은 커녕 Mrs나Mr도 안붙이고 그냥 이름만 쓸 때가 아주 흔한 것을 보고,가벼운 문화충격을 느낀 경험이 있다.그런데 서양에서와 달리,심지어 흉악범에게도 ‘씨’자를 붙여 보도하는 우리나라 신문과 방송에서는,현직은 물론,전직 고관도 꼭 그 직함으로 부를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이 한 문장에 여러번 나와도 절대로 대명사로 바꾸지 않는다.그래서 한 기사에 한 번쯤 나오면 될 전직표시를 ‘주 전 장관’,또는 ‘전 전 대통령’식으로 열번이고,스무번이고 지겹도록 되풀이하는 것이다.
그런데다가 우리말에서는 ‘장관’,또는 ‘대통령’이라는 명칭어 자체 어감에도 문제가 있다.‘장관’의 경우,우리가 그 명칭으로 부를수 있는 사람은 한 나라에 많아야 20명 내외 밖에 안된다.그러나 장총통이 건너가 다스렸던 대만에서만 해도 ‘장관’을 ‘부장이라 하는데,‘부장’은 어느 기관에나 흔해서 한 나라에 수천명씩 있으니 특별한어감이 없으며,영국에서는 ‘장관’을 보통 Secretary라 하는데,이것도 ‘비서’라는 뜻으로 더 많이 쓰이는 말이니,오죽 흔하고 비근한 이름인가? 우리말 ‘장관’이라는 명칭에서 구시대 관존민비 냄새가 나는 것을 아니라고 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통령’이라는 명칭은 어떤가? 영어로 President라 하면 대통령뿐 아니라 대학총장,적십자사 같은 사회단체 총재,학회·학술단체 회장 또는 예술협회 이사장,각종 기업체 회장,각급학교 학생회장을 휘뚜루 가리키는 말이라 한 나라에 그 명칭으로 통하는 사람이 보통 수천명씩 있다.그러나 우리말로 ‘대통령’은 이 나라에 오직 한 사람뿐이니,실로 그 명칭은 피라미드 정상보다도 더 까마득하고 멀게만 느껴진다.
언어에는 이상한 마력이 있다고 한다.혹시 작은 민주국가 우리나라에서 너무 어마어마한 어감을 가진 ‘대통령’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그 지위를 턱없이 과대평가하도록 이끌고,차분해도 좋을 대통령 선거를 공연히 과열시키는데에 크게 한몫 거드는 것이나 아닌지?
그런데다가 우리말에서는 ‘장관’,또는 ‘대통령’이라는 명칭어 자체 어감에도 문제가 있다.‘장관’의 경우,우리가 그 명칭으로 부를수 있는 사람은 한 나라에 많아야 20명 내외 밖에 안된다.그러나 장총통이 건너가 다스렸던 대만에서만 해도 ‘장관’을 ‘부장이라 하는데,‘부장’은 어느 기관에나 흔해서 한 나라에 수천명씩 있으니 특별한어감이 없으며,영국에서는 ‘장관’을 보통 Secretary라 하는데,이것도 ‘비서’라는 뜻으로 더 많이 쓰이는 말이니,오죽 흔하고 비근한 이름인가? 우리말 ‘장관’이라는 명칭에서 구시대 관존민비 냄새가 나는 것을 아니라고 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통령’이라는 명칭은 어떤가? 영어로 President라 하면 대통령뿐 아니라 대학총장,적십자사 같은 사회단체 총재,학회·학술단체 회장 또는 예술협회 이사장,각종 기업체 회장,각급학교 학생회장을 휘뚜루 가리키는 말이라 한 나라에 그 명칭으로 통하는 사람이 보통 수천명씩 있다.그러나 우리말로 ‘대통령’은 이 나라에 오직 한 사람뿐이니,실로 그 명칭은 피라미드 정상보다도 더 까마득하고 멀게만 느껴진다.
언어에는 이상한 마력이 있다고 한다.혹시 작은 민주국가 우리나라에서 너무 어마어마한 어감을 가진 ‘대통령’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그 지위를 턱없이 과대평가하도록 이끌고,차분해도 좋을 대통령 선거를 공연히 과열시키는데에 크게 한몫 거드는 것이나 아닌지?
1997-10-1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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