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은 역술인점술인집이 북적거리는 철이다.대통령선거를 앞두고도 벌써부터 그런집들 문턱이 닳는다고 한다.점잖은 후보자들이야 얼굴을 내밀겠는가.줄이나 제대로 섰는지 알아보는 주변인물들의 애바른 발길인 것이리라.
이승을 사는 사람이면 누구고 운명을 생각한다.젊어서는 그 운명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다고 줄통 뽑으면서 패기로 밀어붙여 나간다.그러다가도 나이가 듦에 따라 체념하며 운명에다 미루는 쪽으로 기운다.그러면서도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한다.다만 사람의 노력이나 능력으로는 넘어설수 없는 어떤‘힘’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뿐이다.
대통령중심제 나라에서의 대통령은 옛날의 임금님에 비유되기도 한다.그런 자리고 보면 아무나 차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용비어천가〉가 노래하듯이 천운을 타고나야만 올라설수 있는 자리.역술인점술인을 찾는 사람들은 그 천운을 알아보자는 것이리라.하지만 사람의 한정된 능력이 어찌 천기를 헤아린다고 할 수 있는 일인가.
옛 사람들은 사주가 같으면 운명도 같다고 생각했다.그렇다할때 임금과 같은 사람은 어땠을까.차천로의 〈오산설림초고〉에는 성종임금이 자신과 사주가 같은 사람을 찾았다는 얘기가 있다.한 여염여자가 같았는데 도성안 부자였다.불러들여서 묻는다.“네 평생고락은 어떠하뇨.”“천신은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아비가 귀여워했으나 신분이 미천한지라 속천하여 양가 사내에게 시집보냈습니다만 오래잖아 지아비는 죽고 문사 섭렵하는 것으로 즐거움을 삼고 있나이다.”
임금이 자세히 물어보니 그여자가 면천하던 해가 임금이 등극하던 해였고 남편 잃은날이 중전이 승하한 날이었다.임금은 탄식한다.“모든게 나와 비슷하구나.명수 어긋나지 않음이 사실이로고.” 그러면서 물었다.“내게는 후궁이 열두엇 있다마는 너는 어떤고?” 여인은 아뢴다.“천신은 본시 성질이 번화해서 당나라 측천무후의 남첩같은 자들이 열두엇 되나이다.”후세인들이 운명론을 합리화하려면서 견강부회한 얘기라 해야겠다.
하늘이 점지한 운명을 굳이 알려고 여든댈 일은 아니다.알수도 없으려니와 알아서도 안되는 것이 아니던가.오히려 인사를 다할때 명운은 스스로 열린다고 했던 말을 믿는 것이 사람다운 사람의길 아닐까한다.〈칼럼니스트〉
이승을 사는 사람이면 누구고 운명을 생각한다.젊어서는 그 운명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다고 줄통 뽑으면서 패기로 밀어붙여 나간다.그러다가도 나이가 듦에 따라 체념하며 운명에다 미루는 쪽으로 기운다.그러면서도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한다.다만 사람의 노력이나 능력으로는 넘어설수 없는 어떤‘힘’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뿐이다.
대통령중심제 나라에서의 대통령은 옛날의 임금님에 비유되기도 한다.그런 자리고 보면 아무나 차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용비어천가〉가 노래하듯이 천운을 타고나야만 올라설수 있는 자리.역술인점술인을 찾는 사람들은 그 천운을 알아보자는 것이리라.하지만 사람의 한정된 능력이 어찌 천기를 헤아린다고 할 수 있는 일인가.
옛 사람들은 사주가 같으면 운명도 같다고 생각했다.그렇다할때 임금과 같은 사람은 어땠을까.차천로의 〈오산설림초고〉에는 성종임금이 자신과 사주가 같은 사람을 찾았다는 얘기가 있다.한 여염여자가 같았는데 도성안 부자였다.불러들여서 묻는다.“네 평생고락은 어떠하뇨.”“천신은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아비가 귀여워했으나 신분이 미천한지라 속천하여 양가 사내에게 시집보냈습니다만 오래잖아 지아비는 죽고 문사 섭렵하는 것으로 즐거움을 삼고 있나이다.”
임금이 자세히 물어보니 그여자가 면천하던 해가 임금이 등극하던 해였고 남편 잃은날이 중전이 승하한 날이었다.임금은 탄식한다.“모든게 나와 비슷하구나.명수 어긋나지 않음이 사실이로고.” 그러면서 물었다.“내게는 후궁이 열두엇 있다마는 너는 어떤고?” 여인은 아뢴다.“천신은 본시 성질이 번화해서 당나라 측천무후의 남첩같은 자들이 열두엇 되나이다.”후세인들이 운명론을 합리화하려면서 견강부회한 얘기라 해야겠다.
하늘이 점지한 운명을 굳이 알려고 여든댈 일은 아니다.알수도 없으려니와 알아서도 안되는 것이 아니던가.오히려 인사를 다할때 명운은 스스로 열린다고 했던 말을 믿는 것이 사람다운 사람의길 아닐까한다.〈칼럼니스트〉
1997-10-0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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