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에 우선하는 장관의 뜻/박홍기 사회부 기자(오늘의 눈)

정책에 우선하는 장관의 뜻/박홍기 사회부 기자(오늘의 눈)

박홍기 기자 기자
입력 1997-09-28 00:00
수정 1997-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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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전문대와 산업대의 명칭을 자율화하기로 했다고 26일 발표한 것을 두고 뒷말이 많다.

학교 이름에서 ‘전문’과 ‘산업’이라는 말을 없애고 희망에 따라 새로운 학교명을 지을수 있다는 것이 발표의 골자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고등교육법 제정안의 관련 조항을 ‘전문대·산업대는 설립 취지에 따른 법률적 구분은 유지하되 대학 명칭은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로 고쳤다.

하지만 교육부의 방침대로 법률이 통과될 지는 미지수이다.전문대와 산업대의 명칭 자율화는 지난 7월 상정된 고등교육법 제정안의 국회 심의를 지연시킬 정도로 민감한 사안이었다.26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도 의원들 사이에 열띤 찬반토론을 불러 일으켰다.

155개 전문대로 구성된 전문대교육협의회와 19개 산업대는 학교명 자율화를 ‘숙원사업’으로 삼아 오랫동안 교육부와 국회 등에 줄기차게 건의해 왔다.학교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학교 이름에 붙은 ‘전문’ ‘산업’이라는 ‘꼬리표’부터 없애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교육부는 그러나 전문대와 산업대라는 본래의 설립 취지가 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일반 4년제 대학처럼 학교 이름을 바꾸도록 허용하는 것은 학생과 학부모 등에게 혼란만 준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입장을 견지해왔다.상당수 교육전문가들도 교육부의 견해를 지지해왔다.

하지만 이명현 교육부 장관은 취임한 지 두달도 채 안돼 대학 자율화 확대라는 명분을 내세워 전문대와 산업대의 손을 들어주었다.장관 한 사람의 뜻에 따라 기존 원칙이 180도 바뀌어버린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장관이 95년 교육개혁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재직할 때 고등교육기관 명칭 자율화 조항을 제1차 교육개혁안에 넣은 당사자이므로 약속을 지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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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개인의 2년 전 ‘약속’이 교육정책의 일관성보다 우선하는 것인지 씁쓸하다.
1997-09-2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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