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함성 고소따른 인권침해 방지/고소남발 실태와 검찰 개선안 의의

모함성 고소따른 인권침해 방지/고소남발 실태와 검찰 개선안 의의

박현갑 기자 기자
입력 1997-09-10 00:00
수정 1997-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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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소송에 이용하려 제도악용 사례 많아/피고인벌 처벌 14%… 대부분 죄없이 불이익

검찰이 9일 고소 제도를 개선하기로 한 것은 고소 남발에 따른 인권침해를 방지하고 폭증하는 수사 기관의 업무를 덜기 위한 것이다.

고소가 남발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현행 제도가 고소만 되면 피고소인을 피의자로 자동 입건하고 있기 때문이다.피고소인의 범죄 혐의 여부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모함성 또는 민사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을 괴롭히는 수단이나 민사소송에 사용할 증거를 수집하기 위한 방편으로 악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검찰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고소 공화국’으로 불릴 만큼 고소가 남발되고 있다.일본에 비해 고소 사건이 무려 124배나 많다.95년 통계를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피고소인수가 47만1천702명으로 인구 10만명당 1천58명인데 비해 일본은 10만596명으로 인구 10만명당 8.5명에 불과하다.

사건 내용도 사기·횡령 등 지능적 재산 범죄에 관한 복잡한 민사사건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올 1∼3월까지 검찰에 접수된고소 사건 가운데 사기·횡령·배임 사건이 63%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기소·벌금부과 등 피의자가 처벌된 사건은 14.8%에 불과했다.나머지 70% 이상은 무혐의,각하,기소중지 처리됐다.피고소인 10명 가운데 8명 정도가 엉뚱하게 검찰 등 수사기관에 불려나가 시간을 허비한 것이다.더욱이 피고소인으로 조사를 받으면 컴퓨터 신원 조회에도 기록이 남아 혐의 유무에 관계없이 전과자라는 ‘누명’을 쓰기도 한다.

피고소인들은 또 소환 사실을 숨기기위해 ‘친지가 상을 당해 급히 가봐야 한다’며 괜한 거짓말을 해야 하는가하면 사건이 종결되기까지 해외출국을 제한받는 등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경찰의 불심 검문에 걸려 피고소인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면 괜한 오해를 받는게 현실이다.

죄가 없는데도 고소인과의 합의를 종용받는 사례도 적지 않다.수사기관에서 ‘고소인이 무엇인가 억울한게 있어 고소하지 않았겠느냐’는 선입관을 갖기 쉽기 때문이다.

수사력의 낭비도 엄청나 수사기관 본연의 임무인 사회악 척결에도 적지 않은 지장을 주고 있다.

검사 1명이 매월 처리하는 고소 사건 처리 인원수는 우리나라가 93명인데 비해 일본은 2명에 불과하다.

더욱이 일선 수사기관은 피고소인과 연락이 되지 않으면 사건 종결을 위해 소재지 파악에 상당한 시간을 허비해야 하는 실정이다.<박현갑 기자>
1997-09-1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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