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의 자유 침해” 강력 반발/만화가 이현세씨 어제 소환조사

“창작의 자유 침해” 강력 반발/만화가 이현세씨 어제 소환조사

박은호 기자 기자
입력 1997-07-24 00:00
수정 1997-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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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협,‘천국의 신화’는 인류발전 다룬것/심의까지 마친 작품 음란물 규정 수용못해

만화작가의 상상력과 창작의 자유는 법적으로 어느 선까지 허용되는 것일까.

검찰은 23일 인기리에 발매되고 있는 만화 ‘천국의 신화’(해냄 미디어 간행)가 음란·폭력성이 짙다는 이유로 작가 이현세씨(41)를 소환,조사한 뒤 귀가시켰으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창작의 자유를 둘러싼 논쟁이 재연되고 있다.

박재동·이우정씨 등 만화가협회 회원 50여명은 이날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처사”라고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천국의 신화’는 선사시대부터 시작해 시대별로 인류가 발전해 온 과정을 총체적으로 다룬 작품.모두 100권 분량으로 기획된 ‘대하’ 만화책이다.지금까지 6권이 발간됐다.

검찰은 이미 이씨의 작품에 대해 “잔인한 폭력과 인간과 동물간의 집단 성교 장면을 노골적으로 실은 음란물”이라고 잠정 결론지은 상태다.성인용으로 발간되고 있기는 하지만 유통 과정에서 청소년에게 유출,악영향을 끼치고 있어 그냥넘어갈수는 없다는 분위기다.

이씨는 이에대해 “선사시대 인류는 한마리 원숭이와 같은 존재”라면서 “당시로서는 한낱 동물에 불과한 인류의 성행위를 묘사한 것이 불법이 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또 “전체적인 작품성을 보지 않고 단편적인 장면만으로 포르노 여부를 따지는 것은 받아들일수 없다”면서 “나머지 작품을 계속 그릴 것이며(창작의 자유를 침해받으면)차라리 절필하겠다”고 말했다.

PC통신에서도 논쟁이 시작됐다.하지만 “현대판 분서갱유” “작가의 상상력에 족쇄를 채우는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한 편어서 검찰의 사법처리 여부가 주목된다.<박은호 기자>
1997-07-2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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